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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의류브랜드 유니클로가 국내 SPA(제조·직매형 의류)시장에서 우뚝 선 가운데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불황의 여파로 대부분 패션업체가 역성장에 시달린 가운데서도 유니클로는 해마다 20~40%대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초창기엔 저렴한 가격덕에 인기를 끌었다지만 현재 패션업계 전문가들은 자체 기술력을 앞세운 차별화된 제품군을 포함해 탄탄한 유통망의 확보 등 복합적인 여러 요소를 경쟁력으로 보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한국 진출 10년 만인 지난해 단일 브랜드 최초로 연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유니클로의 한국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 회계연도(2014년 9월~2015년 8월) 매출 1조1169억 원, 영업이익 156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24.7%, 영업이익은 45.2% 증가한 수치로, 5년 전보다 약 5배 가까이 늘어났다.
업계는 유니클로의 이같은 실적 행진을 신소재 개발력과 옷값 거품을 걷어낸 유통 단계, 롯데를 통한 선도적인 출점 전략 등의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유통단계를 줄임으로써 제품 기획과 판매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었고, 이같은 배경에서 탄탄한 유통망까지 확보한 것이 경쟁력 강화에 기반이 됐다는 설명이다.
◇'유통+제조' 유니클로 쑥쑥··· 호실적 견인 -
여름철 속옷 '에어리즘'과 겨울철 발열내의 '히트텍', 보온 기능을 강조한 '후리스'와 '울트라 라이트 다운' 등은 유니클로의 대표적인 인기 상품으로 꼽힌다.
이들 글로벌 히트상품은 유니클로가 일본 섬유업체 도레이와 함께 개발·생산하고 있다.
유니클로와 도레이의 첫 협력은 지난 1999년 유니클로가 도레이의 폴라폴리스 소재로 만들어진 '후리스'를 생산한 시점부터 시작됐다. 당시 후리스는 '후리스 붐'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폭발적인 판매를 기록했지만 후리스의 인기가 2000년대 초 사그라지면서 양사는 어려움을 맞았다. 이에 회사측은 '혁신적인 신소재 옷'개발이 필요했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한 히트텍이 마침내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면서 양사의 협력의 폭은 더욱 넓혀졌다.
이후 양사는 패션 브랜드와 소재 제조사의 관계를 넘어 소재 개발부터 최종 상품의 판매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상품 개발 체재를 구축, 초경량 패딩인 울트라라이트다운과 자외선을 차단하는 UV-Cut 카디건 등 다양한 제품을 탄생시켰다.
이처럼 유니클로는 제품 개발과 생산은 도레이에 맡기며 의류 유통구조를 획기적으로 축소했다. 매장을 철저히 직영 체제로 운영해 의류 유통단계를 2단계로 줄이는 등 중간 비용을 줄여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이러한 방식은 임차료 등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업체에는 '모험'이지만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장점이 있다.
◇롯데 업고 선도적인 출점··· 신동빈 회장, 유니클로 적극 지원
유니클로가 유독 한국에서 고속 성장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같은 일본계 자본이자 한국에서 탄탄한 롯데의 유통망을 등에 업었기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니클로는 서울과 수도권 외에 지방 중소도시로 진출을 확대해 현재 매장 수를 163개로 늘렸다.
지난 2005년 9월에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롯데백화점 인천점, 롯데마트 잠실점 등 주요 유통 채널을 통해 첫 매장을 오픈한 이후 홈플러스,이마트 및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AK플라자 등의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유통 채널에 입점한 유니클로 매장들은 높은 집객 효과로 인해 마트 전체 매출 신장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는 첫 교외형 매장인 로드사이드 매장들도 오픈하고 있다. 로드사이드 매장은 도심과 교외의 거주지를 이어주는 간선도로변에 위치한 입지창조형 매장이다. 또 내달 22일에는 광화문 사거리에 위치하는 디타워점에도 들어선다.
롯데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유니클로의 실적은 급증했다. 영업 첫해인 2005회계연도(2005년 9월∼2006년 8월) 매출액은 205억 원에 불과했지만 불과했지만 2013회계연도(2013년 9월∼2014년 8월) 매출액은 8954억 원으로 40배 이상 불어났다. 이는 유니클로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 전체 매출의 7∼8%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신동빈 회장이 유니클로와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선 일본에 모회사를 둔 롯데가 현지에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유니클로의 한국 의류시장 점령을 돕고 있는 것 아니냐는 풀이를 내놓고 있다. 또 유니클로처럼 이미 성공이 보장된 일본제품을 들여오는데 집중하는 것이 사업을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전략이라고 평가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유니클로를 파격적을 지원하고 있어 유니클로는 사실상 출점·마케팅 전략을 롯데와 함께 하고 있다"며 "유니클로의 성공 비결은 단순히 '값이 싸서'가 아닌 소재·유통·출점전략의 혁신 등 국내 SPA브랜드들이 따라갈 수 없는 삼박자를 모두 갖춘데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