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턱밑 추격 애플 따돌리기 총력…도전적 혁신 대신 감성 집중LG, 순위 경쟁 보단 '차별화'…G5 프렌들리 생태계 구축 올인
  • ▲ ⓒ최종희 기자.
    ▲ ⓒ최종희 기자.


    '모바일 코리아'를 이끄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한 달여 차이를 두고 나란히 새 전략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삼성은 이미 이달 초 갤럭시S7 판매를 시작했고, LG는 오는 31일 G5를 출격시킨다.

    두 회사 모두 절박한 상황이다. 세계 스마트폰 순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턱밑까지 쫓아온 애플을, LG는 중국업체의 추격을 뿌리쳐야 한다.

    이런 가운데 삼성과 LG가 내놓은 서로 다른 '위기탈출 묘수'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스마트폰 사업이 당면한 최대 과제는 1위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올해도 1위 수성이 예견되고 있지만, 2위 애플과의 격차가 빠르게 줄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가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 2014년 기준 삼성은 27.8%의 점유율을 기록, 16.4%를 얻는 데 그친 애플을 10% 넘게 따돌렸다.

    문제는 지난해 이 격차가 7.3%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는 5.4%까지 좁혀질 전망이다. 철옹성 같았던 삼성 스마트폰이 어느새 1위를 놓칠까 전전긍긍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린 셈이다.

    삼성전자가 판매량과 점유율 순위표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판매 전략 역시 성적을 당장 끌어올리는 데 맞춰져 있다. 이와 같은 연장선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도전적 혁신보다는 감성 마케팅을 바탕으로 고객 마음 잡기에 나섰다.

    갤럭시S7 시리즈가 출시된 지난 11일부터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7(러브 마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하트와 숫자 7이라는 친숙한 단어를 조합해 소비자 감성을 자극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캠페인과 같은 날 시작한 '갤럭시 클럽'도 갤럭시S7을 비롯한 프리미엄폰 판매를 늘리기 위한 제도다.

    갤럭시 클럽은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를 1년 쓰면 새 폰으로 교체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교체 시 남은 할부금을 면제해주는 방식이다.

    충성도 높은 삼성 스마트폰 고객을 확보하는 한편 실적과 직접 연결되는 고가형 제품 판매를 늘리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마케팅에만 열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 과감한 혁신 대신 스마트폰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예를 들어 전작 갤럭시S6 대비 배터리 용량을 크게 키우고 카메라 성능을 대폭 높였다. 스마트폰 내 부족한 저장 공간을 보충해주는 SD카드 슬롯과 방수·방진 기능의 경우 이번에 새로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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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희 기자.


    반면 LG는 삼성과 완전히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

    성적에 연연하기 보다는 G5에 달린 액세서리를 중심으로 생태계 확대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스마트폰 차별화'가 LG 만의 전략인 셈이다.

    G5에는 프랜즈라는 액세서리가 있다. 스마트폰에 카메라 모듈 또는 오디오 모듈 등을 결합시키면 다른 디지털 기기로 전환해 쓸 수 있는 식이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프랜즈 생태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나아가 기존 스마트폰과는 다른 독특함을 추구하는 팬층을 끌어모을 계획이다.

    LG의 이 같은 선택은 사실상 강제된 측면이 크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좀처럼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LG 입장에서는 차별화 전략을 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LG전자의 스마트폰 세계 점유율은 2014년 5.4%에서 지난해 5.3%로 0.1% 빠졌다. 올해는 5.0%까지 밀려날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는 이렇게 팬층을 서서히 확보하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힘을 키울 목표다. 그 첫 단추로 LG전자는 최근 최근 외부 개발자들을 초청해 G5와 프렌즈를 공개하는 '개발자 포럼'을 열었다.

    당시 400여 명의 개발자들이 몰리는 등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 사장은 "판매량도 중요하겠지만 숫자에 연연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은 뒤 "고객들에게 어떤 가치를 주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판매량에 일희일비하는 대신 변화를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달 중 애플도 새 보급형 아이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순위표에 거리를 둔 LG보다는 삼성의 셈법이 복합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