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변경 승인·잔금 납입 완료 이후 공식 대화할 것"합병 후 자기자본 '5.8조+자기주식 2조'로 7.8조가 맞다현대증권 인수전 참여? "전략적 투자자로서 검토 중
  • 지난해 미래에셋이 대우증권을 품에 안았지만 여전히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대우증권의 입장은 여전히 냉랭하다. 다만 그동안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던 미래에셋측이 이르면 4월 부터는 대우증권 끌어안기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우증권 노조는 소액주주와 약탈경제반대행동 등 시민단체와 연합해 금융당국에 미래에셋의 대주주 적격심사 불허를 강력히 요구 중이다. 지난 18일에도 대우증권 노조 등은 금융위원회 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고, 본사 앞에서도 주기적으로 집회와 기자회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미래에셋의 인수방법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미래에셋과 대우증권의 합병 시 LBO(차임매수)를 적격성에 반영하지 않은 것은 당국의 배임행위라는 것.


    노조 측은 "합병구조를 감안하지 않은 단순한 미래에셋증권의 지분매입만을 대상으로 대주주적격성을 검토하는 것은 심각한 도덕적 해이가 될 수 있으며, 합병구조 및 합병으로 인해 변경될 미래에셋캐피탈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미래에셋의 대우증권 인수를 끝까지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측은 적극적으로 반박이나 해명에 나서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28일 박현주 회장이 대우증권 전직원의 고용을 보장하고 오히려 시너지를 기반으로 사세를 늘릴 것이라는 발표 외에는 이후 3개월 동안 대우증권 인수 마무리 작업에 몰입했다.


    여기에 최근 LK투자파트너스를 통해 현대증권 인수전에도 참여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며 대우증권 노조의 반발과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증권 노조 입장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후 부터 지속적으로 LBO나 구조조정과 관련해 목소리를 내왔지만 미래에셋 측이 사실상 무대응으로 일관한 것처럼 보였을 것"이라며 "여기에 대우증권에 이어 현대증권 인수 카드까지 만지고 있어 대우증권 노조의 심기가 불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래에셋 측은 최근 행보와 관련해 "대우증권 노조에 대한 무대응이 아닌 적절한 시기를 기다려 왔기 때문"이라며 "대우증권 끌어안기에 나설 준비를 마치고 공식적인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이 말한 공식적인 시기는 금융위원회의 대주주변경승인 의결과 잔금납입이다. 당국의 최종 승인 전까지는 대우증권의 새 주인이 아닌 만큼 공식적으로 대우증권 임직원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왔다 것이 미래에셋의 설명이다.


    다만 4월 초 대주주변경승인이 나고 곧바로 90%의 잔금 납입이 완료되면 대우증권과 화학적 결합을 위한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역시 4월 중 대우증권 대주주 변경 승인 안건을 의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대우증권 노조의 반발과 주장들을 알고 있다"면서도 "현재는 공식적으로 미래에셋이 대우증권의 새 주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우증권에 대한)언급 자체가 조심스러웠고 규정에 어긋날 수 있다고 판단해 노조와 대화를 요청하거나 노조의 주장에 대한 해명·반박을 하지 않았지만 법적으로 새 주인이 된 이후에는 적극적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미래에셋증권은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는 대로 김대환 미래에셋증권 전략기획본부장과 허선호 대우증권 전략기획본부장을 중심으로 통합추진단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후 통합추진단의 주도로 연내 최종 합병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다만 대우증권 노조가 주장하고 있는 LBO 논란에 대해서는 "이미 산업은행 등 당국이 미래에셋증권의 자금조달은 문제가 없다고 해석했고, 특히 IB를 가장 잘 하고 있는 대우증권 직원이기 때문에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LBO의 가장 큰 문제는 M&A하려는 자산을 담보로 해서 부동산 매각하고 감자해서 돈갚는게 문제인거지 지금은 완전히 구조가 틀리다"라며 "대우증권과 합병하고 나서 인수금융 비용을 갚는 것이기 때문에 대우증권 자산으로 돈을 갚는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합병 후 자기자본이 7조원대가 아닌 5조원대로 하락한다는 대우증권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는 7조8000억원이 맞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합병 과정에서 취득하는 대우증권의 지분 43%는 단순 시가가 아닌 회계법인의 공정가액을 통해 2조원으로 평가받았으며, 그 2조원은 상장사인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합병한 후 자기자본이 아닌 자기주식으로 잡힌다"며 "결국 합병후 자기자본은 양사 합산에서 2조원을 뺀 약 5.8조인데 자기자본에 포함되지 않는 자기주식 2조원을 빼놓고 이야기하면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자기주식 2조원은 합병 후 언제든 처분(매도)할 수 있고, 이 경우 즉시 자기자본에 편입되기 때문에 통합법인의 실질적인 자기자본은 '5.8조+자기주식 2조'로 총 7.8조가 맞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증권 인수전 참여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결정난 바는 없지만 전략적 투자자로서 LK투자파트너스의 제의를 받은 것이고, LK 측이 우리 외에도 투자 제안을 한 회사들이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본 입찰인 오는 25일까지 가능성들을 열어두고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