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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이 이른바 '3대 명품 브랜드' 없이 문을 열게 됐다.
지난해 새로 특허를 받은 갤러리아, 신세계 등 다른 시내 면세점들도 명품 브랜드 유치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3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25일 전 점포 공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오픈하는 신라아이파크면세점에는 최종적으로 루이뷔통, 샤넬, 에르메스 등 이른바 ‘3대 명품 브랜드’가 입점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7월 신라아이파크면세점과 함께 신규 사업권을 따 올해 7월 그랜드오픈을 예정하고 있는 한화갤러리아의 갤러리아면세점63도 주요 명품 브랜드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백화점을 운영하며 명품업계와 접점이 많은 신세계그룹의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도 "명품 브랜드 측에서 '일단 롯데 월드타워점이나 SK 워커힐 면세점의 사업권이 만료되면 계약을 생각해 보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연장 영업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유치가 어려워졌다"고 털어놨다.
면세점 업체들은 서울 시내에 면세점 특허를 추가로 내주겠다는 최근 정부의 면세점 정책 변화가 명품 브랜드 유치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 루이뷔통, 에르메스 측이 면세점을 방문해 매장 위치, 평수까지 협의하고 구두 입점 약속을 받았지만 최근 이들이 최종 사인을 보류했다"고 말했다.
다른 면세점 관계자는 "서울 시내 면세점의 추가 특허가 결정되면 롯데 월드타워점이 다시 선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곳에 입점한 명품업체들이 굳이 다른 곳으로 옮기려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 월드타워점은 기존 특허기간이 끝나는 6월 이후에도 영업을 계속하는 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면세점 관계자는 "주요 명품 브랜드 없이 출범하는 상황에 대비해 국산 화장품 판매를 강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명품업체의 콧대는 잔뜩 높아졌다. 늘어난 면세점 업체들의 유치경쟁이 심화하면서 몸값이 뛴 것이다. 3대 명품 업체는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점포 수를 제한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