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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치킨과 맥주, 이른바 '치맥'을 유달리 사랑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세계 각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닭고기와 맥주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28일 도시·국가 비교 통계 사이트 넘베오에 따르면 17개 식료품의 가격을 국가별로 비교한 결과 여러 품목 중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하는 것은 국산 맥주였다.
한국에서 국산 맥주의 시장 가격은 0.5ℓ 한 병에 1.69달러로 집계돼 전 세계에서 가격 순으로 40위에 올랐다.
국산 맥주가 비싼 나라로는 유명 휴양지인 몰디브로 맥주 한 병에 7.19달러나 됐다. 음주를 금기시하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의 맥주 가격도 각각 6.63달러, 4.53달러로 비쌌다.
아시아국가 중에선 싱가포르(4위), 일본(19위)이 상대적으로 높은 순위에 올랐다.
물 대신 맥주를 마신다는 '맥주의 나라' 독일에서는 국산 맥주 한 병이 0.94달러, 세계에서 1인당 맥주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로 꼽히는 체코에서는 0.60달러에 불과했다.
118개국의 식료품 시장 가격을 온라인으로 조사한 이 순위는 국가별 소득 수준을 반영하지 않은 절대 가격을 달러로 환산·비교한 것이다.
국산 맥주와 더불어 상대적으로 싼 품목은 닭고기였다.
한국에서 뼈와 껍질을 제거한 닭 가슴살 1㎏ 가격은 7.17달러로, 전체의 30위에 올랐다.
닭고기 가격이 가장 비싼 곳은 스위스로, 마트에서 닭고기를 사려면 1㎏에 무려 22.92달러를 줘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룩셈부르크 등이 줄줄이 상위에 올랐다.
닭고기 수출을 많이 하는 브라질은 닭 가슴살 가격이 3.17달러에 불과해 전체 조사국 가운데 108위였다.
이에 반해 과일과 채소 가격은 한국이 여타 국가보다 비싼 편에 속했다.
특히 바나나는 1㎏에 3.27달러로 세계에서 2번째로 비쌌다.
한국보다 바나나 가격이 비싼 곳은 몰디브(3.92달러)가 유일했다. 사과와 오렌지도 각각 5.74달러, 4.59달러로 3위에 올랐다.
해외여행지에서 예상보다 훨씬 싼 과일 가격에 놀랐던 일이 당연했던 셈이다.
양상추는 한 포기에 1.91달러로 카타르,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브루나이 등에 이어 12번째로 비쌌다.
한국에서 과일과 채소 가격이 유독 비싼 것은 신선도를 중시하는 소비자의 선호도와 유통비용 때문이라고 전문가는 조언했다.
이용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장은 "기본적으로 한국과 일본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채소와 과일의 신선도를 굉장히 중요시한다"며 "이 때문에 신선도를 지키려면 생산 과정에서도 그렇고 유통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또 "(바나나 등) 수입 과일의 경우 점점 프리미엄 품종을 들여오고 있다"며 프리미엄 과일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기호가 반영되면서 과거보다 수입과일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