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호스' 액티스의 풀베팅에 당혹, 자금조달 증빙 등 진정성 고민 중응찰가 이미 공개…"현대 측 확신 서면 액티스·불안하면 한투·KB"전망
  • 현대증권 매각과 관련한 우선협상대상자 결정이 또 다시 미뤄졌다. 하루씩 두번 밀렸던 것이 이번엔 이틀 뒤인 내달 1일로 밀렸다.

     

    30일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과 IB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 본입찰에 참여한 한국금융지주, KB금융지주, 홍콩계 사모펀드 액티스가 제출한 인수가격은 모두 오픈된 상태다.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했던 현대엘리베이터의 기준가격도 이미 공개됐고, 후보군 모두 현대엘리베이터가 적어낸 가격보다 높았다. 결국 세 후보군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쪽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 된다.


    그러나 여전히 현대그룹(상선)등 매각주체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액티스가 가장 높으면서도 압도적인 인수가를 제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조달 증빙자료와 거래종결성, 현금지급 여부 등의 비가격적 요소에 대한 최종 검토를 마치지 못해 시일이 미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주체는 가장 높은 액티스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맞긴 하지만 당장 현금이 급한 상황에서 과연 액티스로부터 매각대금을 빠른 시일내에 모두 받아낼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확신을 내리기 힘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금융지주나 KB금융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현대상선 입장에서는 매각대금을 조기에 받아낼 수 있으면서도 금융당국의 심사도 무난하게 통과될 수 있었다.


    그러나 자금조달 증빙과 함께 금융당국의 심사가 지난해 오릭스와의 거래 처럼 지속해서 미뤄지다 딜이 깨질 경우 현대상선은 곤란한 상황을 맞게 될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


    여기에 액티스가 증권업계 1위인 NH투자증권을 통해 2000억원의 인수금융을 조달키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결정에 변수로 작용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 측은 "액티스에 금액만 빌려주는 투자확약서(LOC)를 체결한 것으로 현대증권 인수는 무관하다"며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도 아니다"라며 "투자은행(IB) 사업부에서 통상적으로 하는 인수 금융업무로 액티스에 2000억원 정도의 인수금융을 대출(론)해 주기로 한 일상적인 IB업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이 직접 인수대금 일부를 조달하겠다고 나선 만큼 액티스에 대한 현대상선의 의문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그룹 입장에서는 사모펀드에 대한 의혹을 해소해 무리없이 딜클로징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달 1일까지 내린다면 액티스는 인수전 '다크호스'에서 최종승자가 될 것이며, 액티스에 대한 믿음이 부족할 경우 2~3000억원을 포기하는 대신 한국금융지주나 KB금융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최종 승자는 정량적 평가인 응찰가 외에 정성적인 평가가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