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채권단도 매각가 촉각 29일 현대상선 조건부 자율협약 체결

  • ▲ KDB산업은행 등 현대상선 채권단들이 현대증권 매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뉴데일리
    ▲ KDB산업은행 등 현대상선 채권단들이 현대증권 매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뉴데일리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현대상선에 전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뼈를 깎는 노력을 보일 것."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오는 29일 현대상선의 조건부 자율협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기업회생절차까지 염두에 두고 산은이 자율협약에 나선 까닭은 지금껏 현대그룹이 보여준 '노력'이 일정 수준의 결과를 냈다는 평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 부채의 가장 큰 축을 차지해온 용선료 협상도 진전을 보인 데다가 현대증권 매각도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현대그룹 입장에서는 현대증권 매각가를 1원이라도 높게 받는 것이 그동안 '노력'을 채권단에 증명하는 셈이 된다.

    특히 현대그룹 입장에선 부채비율을 400%까지 개선하는 것이 중요한 데 여기에 필요한 금액은 최소한 6000억원 수준이다. 해운사들은 정부가 정한 부채비율 400%를 맞춰야 선박펀드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현대증권의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게되면 매각 대금으로 주식담보대출(3600억원)을 상환한 뒤 나머지 금액은 빚을 갚는 데 쓰일 수 있게 된다.

    시장에서는 한국투자증권과 KB금융지주 간 2파전으로 치닫고 있는 현대증권 인수전이 당초 예상가인 7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인수전 참여를 저울질하던 미래에셋증권이 나서지 않으면서 흥행에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오히려 KDB대우증권을 미래에셋에게 '가격' 때문에 놓쳤던 두 회사가 올해 사실상 마지막 대어인 현대증권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현대증권 매각주간사인 EY한영 회계법인은 최종 입찰서에 담긴 인수 가격 등을 포괄적으로 심사해 오는 29일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이번 매각 대상 지분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22.43% 등을 포함한 22.56%이다. 시가 총액 기준으론 3500억원 대이지만 시장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더해 7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종 매각가격을 높이기 위한 논의도 활발하다.

    한국투자증권과 KB금융지주가 다시 한 번 가격 경쟁을 붙이는 프로그레시브딜(경매호가방식)을 벌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만약 이 방식으로 매각이 이뤄질 경우 현대증권의 몸값은 8000억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뒤따르고 있다.

    당초 이날 현대증권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가 기준 가격을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으나 하루 연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현대엘리베이터가 제시한 기준가격 이상으로 최고 응찰가가 나오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지만 기준가격 이하로 응찰될 땐 기준가격으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게 된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제시한 가격은 6500억 안팎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보다 높은 가격을 써낸 쪽이 최종 인수후보자가 될 공산이 크다.

    매각 주간사는 최종 입찰서에 담긴 인수 가격과 함께 자금조달의 확실성, 거래종결 능력 등을 포괄적으로 심사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후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확인 실사 등을 거쳐 현대증권의 새 주인이 결정된다. 최종 거래종결 시점은 5월 말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