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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폰 신화의 주인공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대표이사·사장)이 또 한번의 시험대에 올랐다. 조준호폰이란 별명을 얻고 있는 LG전자 차세대 프리미엄 스마트폰 G5가 31일 공식 출시했기 때문이다.
조 사장은 G5 출시와 더불어 재밌는 스마트폰과 생태계 구축을 컨셉으로 LG 모바일만의 팬덤 문화를 만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에 따라 G5를 삼성전자 갤럭시보다 4~5만원 낮은 출하가를 책정했던 기존 전략을 버리고 갤럭시S7과 동일한 출하가로 출시하는 등 승부수를 띄웠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00년 LG 단말기획담당으로 휴대폰과 인연을 맺은 조준호 사장은 2004년 초콜릿폰과 2007년 샤인폰의 성공을 이끌며, LG전자 모바일 사업을 대표하는 인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조 사장은 LG전자 MC사업본부 북미법인장(부사장)과 LG 경영총괄담당(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1월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에 올랐고, 지난 18일 주주총회를 거쳐 LG전자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3인 경영체제의 중심에 서게 됐다.
앞서 LG전자는 초콜릿폰 이후 침체된 LG전자의 스마트폰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조 사장을 사업본부장으로 선임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옵티머스 G와 LG G3의 호황에 만족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조 사장은 취임 이후 스마트폰 개발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실적 개선에 노력을 기울였다. 이런 노력은 곧바로 실적으로 나왔다. 개발단계부터 직접 참여한 전략 스마트폰 V10은 북미시장에서 하루평균 1만대, 9초에 1대씩 판매되는 실적을 거두며 대박을 터트렸다. V10의 판매호조는 북미법인장을 지내며 터득한 시장에 대한 조 사장의 깊은 안목과 이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
G5 역시 조 사장이 적극 참여하며 '조준호폰'이란 별명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기기 하단을 서랍처럼 뺄 수 있는 모듈 방식은 유니 메탈바디와 착탈식 배터리를 한 번에 채택했다는 점에서 또 한번의 혁신으로 평가되고 있다.
조 사장은 G5와 함께 LG 프렌즈를 선보이며 LG 모바일만의 팬덤 문화를 만들겠다는 전략를 밝혔다. LG프렌즈는 오디오와 카메라 기능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모듈과 함께 360캠, 360VR, 롤링봇, 블루투스 헤드셋, 프리미엄 이어폰 등으로 구성된 주변기기를 말한다.
G5의 탄생에는 전작인 G4의 실패와 V10의 성공이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조 사장은 MWC 2016에서 "G4의 경우 높은 카메라 성능으로 전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지만 시장에서는 기대만큼 선전하지는 못했다"며 과감한 차별만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조 사장은 올해에만 G5를 포함해 X시리즈 2종, K시리즈 2종, 스타일러스2 등 신제품 스마트폰을 대거 손보이며 글로벌 점유율 3위 탈환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360캠을 활용한 VR, 모바일 간편결제 LG페이, 자체 통신이 가능한 어베인 2nd 에디션 등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 LG전자의 모바일 생태계 구축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한편 최근 조 사장이 LG전자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되며 책임과 권한이 강화됨에 따라, 438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MC사업본부의 실적이 얼마나 개선될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울러 G5가 MC사업본부의 실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애널리스트들은 G5가 적자로 허덕이는 LG전자 MC사업본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G5는 전작인 G4 대비 136% 증가한 1060만대를 판매하며 G 시리즈 중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 예측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G5는 2분기 MC 사업부의 턴어라운드와 전사 실적 호조를 이끄는 주역으로 연간 1000만대의 판매량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