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건협, "3월 신규 수주 상승, 긍정 신호" 건설사 "중동 플랜트 발주 감소 치명적, 나아진 것 없다"
  • ▲ 건설업계가 올 1분기 해외건설 실적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인다. 사진은 해외건설 자료.ⓒ현대건설
    ▲ 건설업계가 올 1분기 해외건설 실적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인다. 사진은 해외건설 자료.ⓒ현대건설


    건설업계에 해외수주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나아진 것이 없어 2분기 신규 수주 역시 낙관하긴 힘들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5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총 수주액은 112억7227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수주액 132억7848만달러와 비교해 18%가량 감소했다. 다만 3월 수주액은 지난해 동월보다 2배 이상 증가한 62억5839만달러로 늘어났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대형 건설사들이 잇따라 해외건설 수주에 성공한 결과다. 

    올 1분기 수주 실적을 살펴보면 아시아가 해외건설 최대 먹거리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건설사는 1분기 아시아에서 총 수주액의 절반에 육박하는 53억9261만달러를 수확했다. 

    태평양·북미와 아프리카의 수주 성장세도 두드러져 저유가 등 중동 시장 위기에서 시작됐던 하락세를 탈피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운중 해외건설협회 진출지원실장은 "건설사들이 유가 하락을 극복하기 위해 지역·공종 다변화 등을 꾀했다"며 "이제 그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업계에서도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며 "올해 국내 주택시장이 지난해만 못한 상황이어서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먹거리를 찾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건설사 관계자들은 해외건설의 불안 요소가 해결된 것이 없다고 평가한다. 특히 1배럴당 30~40달러 수준에 머무르는 저유가 상황이 지속돼 주요 먹거리인 중동 플랜트 발주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건설사들의 고민거리다. 

    A 건설사 관계자는 "아시아나 다른 지역에서 수주액이 증가한 것은 일부 건설사 이야기"라며 "해외 수주에서 비중이 큰 중동을 대체할 시장이 생긴 것이 아니다"고 전했다.

    실제로 2014년 660억달러에 달했던 해외건설 수주액은 중동 시장 침체로 지난해 461억달러로 급감했다.  올 1분기 중동 수주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20% 이상 감소한 31억1766만달러다.  

    B 건설사 관계자도 "건설사들이 중동 플랜트 위주 수주에서 인프라 등 다양한 공사를 따내는 방향으로 바꾸고 있지만 아직 플랜트가 차지하는 중요성이 크다"며 "플랜트 발주가 감소하고 있어 적어도 올해까진 해외시장 하락세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건설 수주액에서 플랜트 비중은 2014년 78.35%였지만 저유가가 시작된 지난해 57.41%로 줄었다. 올해 1분기 수주액에서 플랜트 점유율은 45.81%에 머무르고 있다. 

    C 건설사 관계자는 "유가 변동과 이란 시장 개방 등에 따라 올해 해외건설이 상승세를 탈 수도 있다"면서도 "저유가 외에도 미국발 금리 인상과 중국 경제성장률 저하 등 글로벌 경기 불안정 때문에 발주처가 발주량을 조절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