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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에 해외수주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나아진 것이 없어 2분기 신규 수주 역시 낙관하긴 힘들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5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총 수주액은 112억7227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수주액 132억7848만달러와 비교해 18%가량 감소했다. 다만 3월 수주액은 지난해 동월보다 2배 이상 증가한 62억5839만달러로 늘어났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대형 건설사들이 잇따라 해외건설 수주에 성공한 결과다.
올 1분기 수주 실적을 살펴보면 아시아가 해외건설 최대 먹거리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건설사는 1분기 아시아에서 총 수주액의 절반에 육박하는 53억9261만달러를 수확했다.
태평양·북미와 아프리카의 수주 성장세도 두드러져 저유가 등 중동 시장 위기에서 시작됐던 하락세를 탈피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운중 해외건설협회 진출지원실장은 "건설사들이 유가 하락을 극복하기 위해 지역·공종 다변화 등을 꾀했다"며 "이제 그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업계에서도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며 "올해 국내 주택시장이 지난해만 못한 상황이어서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먹거리를 찾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건설사 관계자들은 해외건설의 불안 요소가 해결된 것이 없다고 평가한다. 특히 1배럴당 30~40달러 수준에 머무르는 저유가 상황이 지속돼 주요 먹거리인 중동 플랜트 발주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건설사들의 고민거리다.
A 건설사 관계자는 "아시아나 다른 지역에서 수주액이 증가한 것은 일부 건설사 이야기"라며 "해외 수주에서 비중이 큰 중동을 대체할 시장이 생긴 것이 아니다"고 전했다.
실제로 2014년 660억달러에 달했던 해외건설 수주액은 중동 시장 침체로 지난해 461억달러로 급감했다. 올 1분기 중동 수주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20% 이상 감소한 31억1766만달러다.
B 건설사 관계자도 "건설사들이 중동 플랜트 위주 수주에서 인프라 등 다양한 공사를 따내는 방향으로 바꾸고 있지만 아직 플랜트가 차지하는 중요성이 크다"며 "플랜트 발주가 감소하고 있어 적어도 올해까진 해외시장 하락세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건설 수주액에서 플랜트 비중은 2014년 78.35%였지만 저유가가 시작된 지난해 57.41%로 줄었다. 올해 1분기 수주액에서 플랜트 점유율은 45.81%에 머무르고 있다.
C 건설사 관계자는 "유가 변동과 이란 시장 개방 등에 따라 올해 해외건설이 상승세를 탈 수도 있다"면서도 "저유가 외에도 미국발 금리 인상과 중국 경제성장률 저하 등 글로벌 경기 불안정 때문에 발주처가 발주량을 조절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