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신규 수주액 461억달러, 전년 대비 30% '뚝'美 금리인상·원유 수출, 내년도 '먹구름'
  • ▲ 자료사진.ⓒ현대건설
    ▲ 자료사진.ⓒ현대건설


    #. 연말 해외건설 시장의 대어로 꼽혔던 오만 리와 플라스틱 프로젝트. 총 4개 패키지, 47억달러 규모의 이번 사업에는 대림산업, GS건설, 한화건설 등이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전에 참여했다. 그 결과 4개 중 1개 패키지만이 국내 건설사가 수주할 수 있었다. 이마저도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쿠웨이트에서 지난 20일 입찰이 마감된 발전소 가스터빈 전환 프로젝트 역시 국내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했지만 가격에서 중국 건설사에 크게 밀렸다. 사실상 수주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해외건설시장에서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성과가 크게 줄고 있다. 올해 신규 수주액은 200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시장을 선도하는 10대 건설사 대부분은 연간 수주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28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해외건설 신규 수주액은 총 461억달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줄어든 수치다.


    연도별로는 2008년(476억달러) 이후 최저치다.


    지역별 수주액을 보면 중동지역 수주액이 많이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다. 올해 수주액은 165억달러. 이는 지난해(313억달러)보다 47% 줄어든 수치다. 2014년 총 수주액(660억달러)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던 중동시장이 반 토막 난 것이다.


    또 중남미(45억달러), 유럽(9억달러), 아프리카(7억달러) 등에서도 수주 부진이 이어졌다. 반면 태평양·북미(36억달러), 아시아(197억달러)에서는 계약이 늘었다.


    건설사별 계약액은 현대엔지니어링이 20건 58억달러로 가장 많은 프로젝트를 따냈다. 이어 △삼성물산 10건 56억달러 △GS건설 11건 55억달러 △SK건설 2건 43억달러 △현대건설 11건 34억달러 △한화건설 6건 26억달러 △대우건설 2건 26억달러 △대림산업 10건 23억달러 △포스코건설 11건 16억달러 등이다.


    계약액 기준 상위권을 기록한 건설사 모두 전년보다 부진한 성적을 냈다. 특히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건설, SK건설, 대우건설은 각각 30% 이상 계약액이 줄었다.

  • ▲ ⓒ해외건설협회
    ▲ ⓒ해외건설협회


    연간 목표치를 달성한 건설사도 전무하다. 그나마 대림산업, 현대엔지니어링, SK건설 등이 70% 이상 달성률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의 경우 30%에 그쳤고 삼성물산은 43%, 대우건설은 57% 수준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저유가로 인한 중동시장 악화로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잇따라 중단 또는 지연됐고 세계경제 악화로 교통 등 인프라 시장도 약세를 보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주방침이 수익성 위주의 선별수주로 변화하면서 전체적인 규모는 다소 줄 수밖에 없다"며 "중국·인도 등이 중동 등에서 세를 넓히고 있어 국가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방식의 변화가 요구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중동 건설시장 전문가는 "저유가 속에서도 중동지역에서 발주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며 "다만 가격경쟁력을 앞세우던 국내 건설사들이 수익성을 따지기 시작하면서 중국·인도 등에 사업을 뺏긴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EPC 역량이 비슷비슷한 상황에서 경쟁국을 따돌리려면 효과적인 관리체제 구축은 물론 금융·설계 등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내년도 시장 전망은 올해보다 어둡다. 미국발 금리인상 여파가 신흥국으로 퍼지면서 이들 국가의 재정상태가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사들이 신시장 개척 대상으로 삼은 국가들이 이에 해당해 발주 지연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미국의 원유 수출이 재개되면 저유가 기조는 더 지속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