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美 진출 쾌거...국내 바이오·제약사도 탄력
  • ▲ 램시마ⓒ셀트리온 제공
    ▲ 램시마ⓒ셀트리온 제공

    국내 바이오·제약사들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진출하고 유럽에서 잇따라 판매 허가를 따내면서 미래먹거리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낭보가 이어졌다.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기업은 미국에서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 최종 판매 허가를 획득한 셀트리온이다. 국내 기업이 만든 바이오의약품이 미국 시장에서 팔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램시마에 대해 오리지널 의약품인 다국적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의 레미케이드와 같은 효과가 있다고 봤다. 류마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건선 등에 효능이 있다. 레미케이드와 효과는 같지만 가격은 20~30% 저렴하다. 이들 분야 치료제의 미국 시장 규모는 연간 20조 원에 육박한다.

    김형기 셀트리온 사장은 "올해 4분기(10~12월) 램시마 판매를 시작으로 10년 내에 연매출 10조 원을 올리는 세계 10대 바이오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램시마 외에도 림프종 치료제인 트룩시마와 유방암 치료제인 허쥬마 등 5개의 바이오시밀러를 유럽과 미국 등에서 순차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미국 화이자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의 유럽 판매를 본격 시작했다. 현재 세계 3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레미케이드, 미국 애브비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모두 개발하고 있다. 오는 하반기 바이오시밀러 2건을 FDA에 추가로 허가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SK케미칼도 현재 FDA에 패치형 치매치료제 복제약인 SID710의 판매 허가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 12억 달러(약 1조3896억원)며 여기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8%로 낮은 편이다. 후발주자인 국내 기업이 치고 들어가기엔 녹록치 않은 상황인 셈이다.

    여기에 기존 다국적 제약사들은 특허침해 소송 등을 통해 국내 기업들을 견제하고 있다. 화이자를 비롯해 애브비, 암젠, 얀센 등 다국적 제약사들은 자사 제품의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바이오시밀러 개발업체에 대한 특허소송을 벌이면서 후발주자들의 시장 진입을 막고 있다.

    실제로 얀센은 지난해 3월 셀트리온을 상대로 레미케이드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내용의 소송을 미국 메사추세츠 지방 법원에 제기한 바 있다. 셀트리온이 이번 미국시장에서 램시마 판매 승인을 획득한 것은 이러한 특허소송을 이긴 결과다. 이 같은 소송으로 암젠은 엔브렐의 제조특허를 2012년에서 2028년까지 연장하는데 성공했고 올해 특허만료 예정인 애브비의 휴미라 용도특허도 2023년으로 연장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지만 미래 먹거리가 절실한 국내 기업들로선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의 특허가 대거 만료되는 2015년부터 급성장해 2019년에는 239억 달러(약 29조원)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으로 재정적 부담을 느끼던 각국 정부들도 사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추세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오리지널사에서 자사의 이익 증대를 위해 특허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일반적이며 소송에서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다"며 "다만 미국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관심은 국내 관련 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며 셀트리온 램시마의 미국 진출이 앞길을 터주는 역할을 할지도 지켜볼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