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싼 와인은 정말 다를까? 시중에서 한 병에 65만~100만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샴페인 '돔페리뇽 P2 1998(이하 돔페리뇽 P2)'을 와인 초짜인 기자가 직접 맛봤다.
보통 샴페인은 거품과 부케(향)를 보존할 수 있도록 입구가 좁고 날씬한 샴페인 잔에 마시는 것이 좋지만 돔페리뇽 P2는 강점인 풍부한 향을 더 강조하기 위해 화이트와인 잔에 서빙되는 것이 특징이다.
소믈리에가 서빙해 준 돔페리뇽 P2의 첫번째 인상은 풍부한 거품과 달콤한 향이었다. 마치 끓는 물을 부은것처럼 5~6초 간 약 1cm 두께의 기포가 강하게 끓어올랐고 향은 '너무 달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달큰한 과즙향이 올라왔다. 포도, 오렌지, 감귤류, 딸기 등 다양한 과일향이 다양하게 느껴졌다. -
영화나 TV에서 봤던 것처럼 시음 전 와인 잔을 돌리며 향을 맡자 소믈리에는 "돔페리뇽 P2는 향이 오래동안 살아있기 때문에 굳이 스월링(swirling·와인 잔을 돌리는 것) 할 필요가 없다"고 귀띔했다.
한 모금을 마시자 톡 쏘는 강한 기포가 입안을 채웠다. 콜라나 사이다에서 느꼈던 탄산과는 달랐다. 탄산음료의 경우 처음엔 강하게 탄산이 살아있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금세 김이 빠지는데 비해 돔페리뇽 P2는 잔에 따른 뒤 20여분이 지날때까지 작은 기포가 와인 잔 아래서부터 '보글보글' 끓어 올랐다.
정명진 소믈리에는 "탄산음료의 경우 탄산을 기계로 주입하는 방식이지만 돔페리뇽 P2는 12년 간의 앙금 숙성(포도와 함께 숙성시키는 과정)과 4년 간의 안정기를 거치면서 16년간 자연적으로 발생한 기포가 촘촘하게 차 있어 잔에 따른 후 시간이 오래 지나도 계속해서 뷸(Bulle·기포)이 생성된다"고 설명했다.
달콤한 향 때문에 '너무 달지 않을까' 했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그동안 기자가 마셨던 스파클링 와인의 경우 대부분 첫 맛은 과일주스처럼 달콤하다가 끝엔 알코올이 입에 남아 텁텁한 뒷맛이 느껴졌다면 돔페리뇽 P2는 묵직한 달콤함과 깔끔한 뒷맛이 인상적이었다. -
정명진 소믈리에는 "돔페리뇽 P2는 젊은 에너지를 상징하는 맛을 강조했다"면서 "기포가 센 편이어서 마치 시원한 파도가 입 안을 '탁' 하고 치는 것 같은 생동감있는 스트레이트가 일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와인에는 적당선의 산미가 있는데 돔페리뇽 P2는 소믈리에 사이에서도 최적의 산미를 가진 제품으로 평가받는다"면서 "일반적으로 해산물 요리와 잘 어울리며 그 중에서도 캐비어와 생굴 등과 함께 즐기면 좋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실제 '돔페리뇽 P2'는 세계적인 와인 평론지 '와인 스펙데이터'에서 100점 만점에 98점을 받는 등 향과 맛을 인정받았다.
풍부한 향과 강한 기포, 묵직한 맛과 개운한 뒷맛까지 와인 초짜의 입 안을 사로잡은 돔페리뇽 P2. 단 한가지 아쉬우면서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비싼 가격이 흠이다. -
현재 돔페리뇽 P2는 갤러리아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청담동 '정식당'에서 만날 수 있다. 백화점에서는 60만원 후반대, 레스토랑에선 100만원대에 판매된다.
돔페리뇽은 다음달 15일까지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웨스트에서 '돔페리뇽 P2 1998' 팝업스토어를 열고 VIP 고객을 대상으로 시음 행사를 진행한다.
돔페리뇽에 따르면 '돔페리뇽 P2'는 1998년 프랑스 샴페인 지역에서 작황된 포도로만 만들어진 빈티지 와인으로 정밀한 배합과 12년간의 앙금 숙성, 4년간의 안정기 등 총 16년에 걸쳐 완성됐다.
물앵두 나무, 오렌지색 과실류, 구운 아몬드 향, 연한 요오드 향이 특징이며 1998년 빈티지의 특징인 크림처럼 부드럽고 쫀득한 풍미, 에너지 넘치는 스모크 향의 피니시(finish·뒷맛·와인을 마신 직후 입 안에 남는 향미)가 전체적인 균형을 잡아준다.
[*김수경의 맛톡톡은? 식음료 업계 신제품을 발 빠르게 맛보고 털어놓는, 솔직하고 과감하면서도 지극히 주관적인 맛평가 보고서. 3회=돔페리뇽 P2 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