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기계·해운업 7곳, 신용등급 하락건설기계는 물론 산업기계까지 타격
  • ▲ ⓒ한국기업평가
    ▲ ⓒ한국기업평가

최근 수년간 국내 주요 기업의 신용등급이 잇따라 하락하면서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올해 들어 해운·기계 업종에서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집중됐다. 향후 조선업도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고돼 있어 국내 기업들의 추가적인 신용등급 하락이 우려된다.

8일 한국기업평가의 통계자료(1월~5월)에 따르면 올 들어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이 하향된 기업은 13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기계업종이 5곳, 해운업종은 2곳으로 기계·해운업종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신용이 악화된 기업 수가 작년 같은 기간(22곳)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쳤지만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해운업계 '빅2'의 등급이 줄줄이 내려가 산업·금융계에 미치는 여파는 더 크게 느껴지고 있다. 

가장 신용등급이 하락한 곳은 현대상선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12일 수시공시를 통해 현대상선의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CCC'에서 'D'등급으로 내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BB+' 등급을 매긴 이후 신용평가를 아예 하지 않았다.

또 최근 구조조정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진해운도 두 차례 등급이 강등되면서 'B-' 수준이 됐다. 한진도 한진해운 등 계열사 신용악화의 여파로 'A-'에서 'BBB+'로 강등됐다. 

두산그룹 계열사들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신용도가 하락했다. 두산 'A-', 두산인프라코어 'BBB', 두산중공업 'A-' 등 기계업종에서 등급 하향이 두드러졌다. 중국시장의 침체로 기계업종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신용등급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건설기계는 물론 산업기계까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KDB대우증권은 최대주주가 산업은행에서 미래에셋증권으로 바뀌면서 'AA+'에서 'AA'로 신용도가 내려갔다.

기계 업종 뿐만 아니라 조선업종 위기감이 고조됨에 따라 조선사들의 등급도 줄줄이 강등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기평은 이달 정기평가에서 대우조선해양(BB+)·삼성중공업(A+)·현대중공업(A+)·현대미포조선(A) 등 4개 조선사의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서강민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조선업계는 이른바 '수주가뭄'과 저유가 등 악재가 겹치면서 구조적인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며 등급 하향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반면 올해 등급이 오른 기업은 노루페인트(A-), 대한유화(A), 팜한농(BBB), 한미약품(A+), 유안타증권(A) 등 5곳이다. 등급전망 상향 기업은 GS칼텍스(AA), SK에너지(AA), S-OIL(AA+), SK이노베이션(AA+) 등으로 정유업종에서 두드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