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임영록·이건호 등 3인 성과급 지급 결정낙하산 인사만 좋은 장기 성과 기준 '애매모호'
  • ▲ 왼쪽부터 어윤대 전 회장, 임영록 전 회장, 이건호 전 은행장. ⓒ연합뉴스
    ▲ 왼쪽부터 어윤대 전 회장, 임영록 전 회장, 이건호 전 은행장. ⓒ연합뉴스

    KB금융지주가 전직 경영진에게 성과급을 지급키로 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최근 평가보수위원회를 열고 그동안 보류했던 어윤대, 임영록, 이건호 등 전 경영진에게 성과급을 지급키로 결의했다.

이들은 모두 법정소송, 금융당국 징계 등의 이유로 경영 성과급을 받지 못했다.

어윤대 전 회장은 지난 2013년 경영정보 유출로 인해 경징계를 받았으며 정보 유출자인 박동찬 부사장이 혐의를 벗기 위해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미지급 사유였던 ISS 사태 발생 시 직접적 행위자가 아니고 감독기관으로부터 ‘주의적 경고’라는 경징계로 끝난 사안”이라며 “성과급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 중대한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외부 법률 검토 의견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키로 했다”고 해명했다.

임영록 전 회장은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지만 이번에 받는 성과급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사장 재임시절의 장·단기 성과급이다.

이건호 전 은행장의 경우 2014년 9개월 간 재직에 대한 단기성과급이다.

당시 내부 사태 책임으로 중징계를 받아 주식성과급을 받지 못하지만 임영록 전 회장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문책경고’에 그쳐 원래 받기로 한 성과급의 50%를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의 핵심은 제대로 경영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경영진에게 수 억원에 이르는 보너스를 챙겨줘야 하는 것이다.

KB금융지주는 지난 2008년 첫 출항을 알렸지만 2014년 윤종규 회장이 취임하기 전까지 덩치에 걸맞은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비은행 계열사 인수, 계열사 통합사옥 마련 등 6년 동안 꿈만 꾸던 숙원 사업이 최근 2년 사이에 모두 벌어진 일이다.

다시 말해 회장이 3번 바뀌는 동안 파벌 싸움으로 신뢰도 잃고 리딩금융그룹이라는 타이틀도 뺏겼다.

일각에선 경영진에 대한 장단기 성과 지급 기준에 대해 문제가 있단 지적도 있다.

KB금융지주는 경영진에 대한 성과급 지급 기준으로 단기의 경우 1년 이상, 장기의 경우 2년 이상 재임기간을 뒀다.

하지만 장기 성과급 기준을 2년 이상으로 할 경우 제대로 된 평가를 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생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진의 장기 경영성과는 최소 5년이 지나야 확인할 수 있다”며 “대표적인 예로 황영기 전 회장의 경우 우리은행장 시절 투자상품 투자로 초반 큰 이익을 남겼지만 결과적으론 반대로 우리은행에 큰 손실을 남겼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영진에 대한 성과급 지급 여부는 이사회 결정 사항이지만 제대로 된 평가 없이 마구잡이로 보너스를 줄 경우 낙하산 인사만 양산하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어윤대 전 회장은 당시 정부의 측근인사로, 임영록 전 회장은 재정경제부 출신, 이건호 전 은행장은 연구원 출신 등 KB금융지주 경영진은 외부 출신이 맡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