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터미널이 금호기업을 흡수합병하는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통과됐다. 금호기업은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20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금호터미널은 이날 광주시 광천동 U스퀘어에서 임시주총을 열고 금호기업과의 합병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합병은 금호터미널(존속법인)이 금호기업(흡수법인)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앞서 금호기업은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던 금호터미널 주식 100%를 2700억원에 인수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의 2대주주(12.6%)인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이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금호터미널 지분을 처분했다며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회계장부 등 열람 및 등사 가처분신청서'를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했다. 금호터미널 지분매각 과정을 직접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또 금호석화는 금호터미널과 금호기업의 합병에 대해서도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금호석화는 "금호기업과 같이 부채가 과다한 SPC와 합병하면 금호터미널은 금호기업의 채무 부담만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실질적인 가치평가는 회계법인 통해 공정한 절차를 거쳐 이뤄졌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합병 중지 요구에 대해서는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과의 합병은 적법한 법적 절차를 통해 진행됐다"면서 "금호터미널의 주주도 아닌 금호석화가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의 합병에 이의를 제기할 자격은 없다. 그럼에도 합병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정상적인 기업 경영 활동을 방해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재계는 또 다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동생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의 갈등이 재점화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지난 2009년 이른바 '금호 형제의 난'으로 금호석화그룹의 8개 계열사가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분리되는 등 완전히 갈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