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1천개사 매출 1년새 11조 넘게 쪼그라들어

국내 전자업계 1천대 기업의 매출 합계가 최근 한 해 사이에 11조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10개사의 매출 비중이 80%에 육박했다.

23일 한국2만기업연구소(소장 오일선)가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감사보고서를 바탕으로 국내 전자업종 1천대 기업의 최근 2년간 매출 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천개사 매출 합계는 2014년 324조3천500여억원에서 2015년 312조7천600여억원으로 3.6% 감소했다.

국내 전자업계도 글로벌 IT전자 산업의 저성장 한파를 피해가지 못했다는 뜻이다.

업종 내에서 대기업 매출의 영향력은 더 커졌다.

2015년 상위 10개사 매출은 279조9천400여억원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9.2%에 달했다. 2014년(77.1%)보다 2.7%포인트 올라간 수치다.

상위 100위까지 매출 비중은 89.5%로, 즉 10%가 90%의 비중을 차지하는 1대9 역피라미드 구조인 셈이다.

1위는 유일하게 100조 클럽에 든 삼성전자로 2015년 개별 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135조2천여억원이다.

1천대 기업 매출의 43.2%를 삼성전자 한 회사가 책임졌다. 2014년 매출 비중 42.5%보다 약간 올라갔다.

삼성전자의 작년 매출은 전년보다 1.9% 줄었음에도 1천대 기업내 비중은 더 커진 셈이다.

2위 LG전자는 지난해 28조3천600여억원을 기록해 1천대 기업내 매출 비중 9.1%를 점했다.

그다음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26조3천900여억원으로 빅3에 진입했다. 매출 비중은 8.4%. 이어 LG디스플레이가 4위로 전년보다 한 계단 내려앉았다. 지난해 매출은 25조8천500여억원으로 1천개사 중 비중은 8.3%다.

5위는 SK하이닉스로 지난해 18조7천800여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1천대 기업내 비중은 6.0%로 상향됐다.

이어 LG이노텍 5조6천900여억원(이하 괄호안 1천대 기업 내 매출 비중 1.8%), 삼성전기 5조6천900여억원(1.7%), SKC 1조6천100여억원(0.5%),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1조3천900여억원(0.3%), 휴맥스 1조300여억원(0.3%)가 1조 클럽에 포함됐다.

미국·일본 기업들을 상대로 특허분쟁 승전고를 울렸던 서울반도체는 2015년 매출 9천600여억원으로 차기 전자업계 1조 클럽 후보 영순위로 꼽혔다.

삼성·LG 두 그룹 계열사 매출 합계는 지난해 228조5천600여억원으로 1천대 기업내 비중이 73.1%에 달했다. 삼성 계열 매출은 53.4%를 점했다.

이 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국내 산업을 대표하는 전자업계의 경우 상위 10%에 해당하는 기업이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할 만큼 대기업 의존도가 높다"면서 "장기적으로 중견기업 허리층을 강화할 육성 전략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