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현지 조사 기반 인도 성공 신화 타 지역 확대 나서'현지 고객-유통 주도권' 선점, 글로벌 경쟁력 확대중동-아프리카 총력…"기후-문화-생활습관 등 맞춤형 제품 선봬"
  • ▲ 두바이에서 열린 LG전자 신제품 행사장 모습. ⓒLG전자
    ▲ 두바이에서 열린 LG전자 신제품 행사장 모습. ⓒLG전자


    LG전자가 지역 특성에 맞는 현지화 전략에 집중하며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역 특화제품을 앞세워 현지 고객들과 유통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지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는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과 마케팅 투자를 늘리는 등 수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철저한 현지 조사를 통해 성공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인도 시장의 영광을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의 현지화 전략은 9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됐다. 인도의 성장 가능성을 한 발 앞서 예상한 LG전자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1997년 1월 인도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LG전자는 현지 사정에 맞는 제품 개발에 집중하며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갔다. 

    LG전자가 선보인 대표 지역 맞춤형 제품으로는 2011년 출시된 향신료 냉장고를 들 수 있다. 인도 수도 뉴델리와 푸네 생산 공장에서 제작된 향신료 냉장고는 요리에 향신료를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인도인들의 식습관을 반영해 만들어졌다. LG전자는 '스파이스 박스'로 불린 향신료 칸을 냉장고 문에 별도 장착해 향신료 냄새가 서로 섞이지 않도록 했다. 향신료 냉장고는 인도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받으며 기록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다.

    다음 해인 2012년 LG전자는 301개의 자동 조리 메뉴를 적용한 광파오븐을 선보이며 시장 경쟁력 강화를 가속화했다. 광파오븐은 남부·북부·서부 등 지역별 음식 문화가 다른 인도의 지리적 특성과 난 등의 빵을 자주 만들어 먹는 특성을 반영했다. 광파오븐 역시 인도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LG전자가 인도 소비자들에게 가장 신뢰받는 브랜드로 선정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후 LG전자는 정전이 자주 일어나 음식과 야채가 상하는 사용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전원 없이도 7시간 냉기가 유지되는 '에버쿨' 냉장고와 60도 이상의 혹서 환경과 실내 흡연을 감안한 '타이탄 빅2' 에어컨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시장 경쟁력을 강화했다. 최근 선보인 5단계 필터 정수기와 인버터 에어컨, 3단계 필터 정수기 냉장고 등도 연장선에 있다.


  • ▲ 두바이에서 진행된 LG이노페스트 행사장 모습. ⓒLG전자
    ▲ 두바이에서 진행된 LG이노페스트 행사장 모습. ⓒLG전자


LG전자는 인도 법인의 노하우와 사업 방식을 다른 해외 법인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국가가 중국이다.

LG전자는 매년 줄어들고 있는 중국의 매출실적을 개선하고자, 다양한 중국 시장 맞춤형 제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중국 중산층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만큼 자연 및 주거환경, 문화 등을 고려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선보인 프리미엄 드럼세탁기가 대표적이다. 물 사용량과 세탁 시간을 크게 줄인 프리미엄 드럼세탁기는 위생 기능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들을 위해 스팀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겨울이 긴 동북 지역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해 다운자켓 등 털이 뭉치는 옷들에 대한 탈수 기능을 강화했다.

LG전자의 현지화 전략은 인도, 중국을 넘어 이란 등 중동 지역과 유럽으로 확대 되고 있다.

LG전자는 법인 현지화를 강화하고 법인장을 현지인 출신으로 등용하는 등 시장친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기회의 땅으로 불리며 탄탄한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는 이란과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을 대표하는 국가들에 대한 경쟁력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H&A 사업본부장(사장)이 이례적으로 청와대 경제사절단 순방에 포함된 것도 아프리카와 프랑스 등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치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현지화 전략은 프리미엄 전략을 넘어서는 고객 맞춤형 전략"이라며 "LG전자는 성장이 둔화된 세계 가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신흥 시장 개척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란 등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현지화 전략도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