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토지 낙찰가율 140.5%"개발제한 조건 많아 묻지마 낙찰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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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토지 경매시장에서 과열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낙찰가율이 100%를 꾸준히 웃돌면서 감정가의 의미가 무색해지고 있다.

    1일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도 토지 낙찰가율은 140.5%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토지 낙찰가율(73.7%)과 비교해 2배 가량의 수치다.

    제주도 낙찰가율은 2010년 이후 2013년 7월에 100.4%를 기록하며 첫 100%를 넘어섰다. 같은해 낙찰가율 100% 4번을 기록하며 과열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후 2014년 4월 108.8%를 찍으며 26개월 연속 100% 이상을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해 12월은 낙찰가율 224%를 나타내기도 했다.

    제주도는 신공항 건설 추진과 중국 자본이 유입되고 있다. 인구도 꾸준히 유입되면서 전반적인 부동산 값이 폭등하고 있다. 이 중 투자성이 예상되는 토지를 찾는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가 전국 개별공시지가를 공개한 결과, 제주도는 지난해와 비교해 28%가량 상승했다. 이는 전국 평균상승률보다 5배 이상 높다.  

    수요가 몰리면서 낙찰가 5억원 이상의 고가 토지가 유찰없이 진행됐다. 서귀포시 토평동 2만4948㎡ 규모의 토지가 감정가 5억742만5590원에 지난달 16일 경매에 등장했다. 이 토지는 낙찰가율 104%를 기록하며 유찰없이 주인이 결정됐다. 이어 23일에는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에서 감정가 4억3625만원인 토지(1974㎡)는 법원에 처음 등장하자마자 5억75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이 폭등하면서 감정가 의미도 퇴색되고 있다. 경매물건의 감정평가는 주변 시세를 반영해 결정된다. 제주도는 경매물건이 적어 감정평가 기준 설정에 어려움이 있다. 감정가의 4배 이상에 낙찰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지난 5월 9일 서귀포시 성산읍 89㎡(감정가 1619만8000원) 토지 입찰자는 81명에 달했다. 이 대지는 낙찰가율 417%를 기록하며 6758만8000원에 주인을 찾았다. 같은달 16일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에 토지(176㎡)가 경매에 등장했다. 이 토지의 감정가는 739만원2000원. 11명의 입찰자가 등장해 낙찰가율 444%(3279만9000원)을 기록했다.

    제주도 토지는 개발제한 요소들이 많아 '묻지마 투자자'는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달 경매에 등장하는 제주시 구좌읍 토지 감정서를 보면 △계획관리지역 △경관보전지구(3등급) △생태계보전지구(4-2등급) △지하수자원보전지구(3등급) △지하수자원보전지구(4등급)로 지정돼 있다. 건축심의가 까다로워 토지를 낙찰받은 후에 개발이 쉽지 않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제주도 토지 낙찰을 위해 과도한 입찰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며 "섬 지역 특성상 개발 제한 조건이 많아 자세히 규제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시·도 기준)에서 경북이 100.7%를 기록해 제주도 다음으로 높은 토지 낙찰가율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