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청, 3.3㎡당 870만원에 분양승인…시행사 '불복'분양가 재심의 요청 가능성도
-
-
-
-
▲ 자료 사진.ⓒ뉴데일리
한화건설이 제주도 사업장 때문에 속을 끓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분양가 책정 문제로 '제주 꿈에그린' 분양이 미뤄진 탓이다. 연초 분양될 것으로 전해졌던 이 사업장은 올해에도 분양이 힘들 전망이다.
7일 한화건설에 따르면 올해 분양 계획에서 '제주 꿈에그린'이 제외됐다. 분양가격 책정을 두고 시행사인 디알엠씨티와 제주도청, 제주지역 주민의 이견이 큰 탓이다.
현재 제주도 지역민들은 시행사가 분양가를 높여 과도하게 이익을 챙기려 한다며 분양가 책정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제주도청 역시 보수적인 가격으로 분양가 심사를 마쳤다.
제주 꿈에그린 사업지는 디알엠씨티가 2013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로부터 약 333억원에 매입했다. 제주 첨단과학기술단지 내에 있는 공공주택용 토지 2필지(9만43095㎡)다.
부동산시장이 침체에 빠지던 시기에 나온 만큼 매입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JDC는 2008년 첫 매각 공고를 냈지만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유찰됐다. 이후 2013년 두 번째 매각에도 실패했다. 결국 같은해 수의계약으로 현재 시행사가 땅을 사들였다.
지역주민들은 수의계약으로 매각이 이뤄진 만큼 시행사가 헐값에 JDC로부터 사들인 땅을 고가에 팔려 든다고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해 JDC측은 감정평가 금액 그대로 매각가를 결정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JDC 관계자는 "2013년 매각금액은 2008년 첫 공고보다 금액이 높아졌다"면서도 "매각가는 2013년 두 번째 유찰가격과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 속에 시행사는 지난달 3.3㎡당 990만원(A2블록)으로 제주도청에 분양가 심의 신청을 했다. 하지만 제주도청은 분양가 심사위원회를 열고 870만원에 분양승인을 내줬다.
결국 시행사 측은 사업성 문제로 분양 일정을 확정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시행사인 디알엠씨티가 재심의를 신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제주도 분양열기를 고려하면 더 높은 가격으로도 충분히 분양성공이 점쳐지고 있어서다.
부동산114 시세를 보면 제주시 3.3㎡ 아파트 시세를 보면 769만원 수준이다. 다만 인프라가 우수한 지역을 보면 △이도이동 1261만원 △아라일동 1036만원 △노형동 973만원이다.
분양가도 상승세다. 2014년 3.3㎡당 799만원 수준에서 지난해 843만원으로 올랐다.
A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제주도 부동산 열기를 비춰보면 시행사가 원하던 분양가에도 흥행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최근 제주도 부동산 열기가 높아지자 지역사회에서 반발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현재 제주도는 꾸준한 인구 유입으로 부동산 거품이 전국에서 가장 거센 지역으로 꼽힌다. 여기에 정부가 신공항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열기는 더 거세졌다. 현지에선 제주 꿈에그린을 당첨받는다면 "무조건 돈이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B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번 단지를 분양받기 위해 청약통장 수십 개를 확보한 사람들도 있다"고 "제주도 역시 부동산 호황을 타고 떴다방이 활개를 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항근처 일부지역에선 시세가 3.3㎡당 1000만원을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제주 꿈에그린이 분양가 책정에 고심하는 또 다른 이유는 낮은 용적률이다. 이번에 분양가 심의를 받은 A2블록은 용적률이 107.42%에 불과하다. 지상 최고 6층까지만 건설이 가능하다. 시행사 입장에서는 사업성 확보를 위해 분양가를 높이는 방법이 최선이다.
이처럼 분양가 문제가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자 시공사인 한화건설은 올해 계획에서 해당 사업을 제외했다. 불확실한 사업을 제외하고 분양 계획을 확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는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야 매출을 올리며 다음 사업을 준비하는 구조"라며 "분양 시기가 늦어지면 차후 사업 준비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 꿈에그린은 제주시 월평동 745번지 일대에 지하2층 지상6층, 32동, 총 759가구로 조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