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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로 인해 롯데그룹이 위기를 맞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미국 석유화학회사 액시올(Axiall) 인수가 무산됐고 국내 최대규모 IPO(기업공개)로 각광받던 호텔롯데 상장 역시 물 건너갔다.
오는 12월 면세점 특허권 재획득을 노리고 있는 롯데월드타워 면세점도 힘든 상황에 빠졌다.
이 중 신동빈 회장이 가장 아쉬워 한 사업은 화학 산업이다.
신 회장은 1990년 당시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상무이사·부사장으로 재직하며 롯데 경영에 처음으로 참여했다.
지난해 7월 초 신동빈 회장이 직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삼성그룹 화학계열사 인수를 직접 제안한 것도 각별한 애정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당시 한·일 롯데그룹의 총수로서 자리를 굳혀가던 신 회장은 화학을 유통·서비스와 함께 그룹의 3대 축으로 키우는 방향으로 운영 전략을 짰다.
그 첫 번째 대형 프로젝트의 하나가 삼성 화학계열사 인수 '빅딜'이었으며 이후 전략이 글로벌 화학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었다.
롯데 관계자는 "화학을 그룹 핵심 사업군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에는 변함이 없으나 예기치 않은 액시올 인수 실패로 큰 도약의 기회를 놓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롯데케미칼은 그룹 본사와 주요 계열사가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은 10일 미국 엑시올 인수철회를 공식 발표했다.
화학 사업과 함께 호텔롯데 상장 무산도 심한 내상을 입기 충분하다.
당초 호텔롯데는 다음 달 21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으로 5조20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확보한 뒤 인수·합병(M&A) 등 공격 투자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룹과 호텔롯데 자체가 비자금 수사의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예정된 호텔롯데 상장은 결국 무산됐다.
비자금이나 회계 부정 등의 논란이 정리되고 다시 상장예비심사부터 거쳐야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언제 재상장을 추진할 수 있을지도 기약하기 어려운 처지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8월 기업지배구조 개선 사업의 핵심으로 호텔롯데 상장을 약속했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