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일단 우위, 한진해운 용선료 협상 8월 매조지 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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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한진해운의 로비 모습.ⓒ 뉴시스
    ▲ 한진해운의 로비 모습.ⓒ 뉴시스


우리나라 양대 해운사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을 '원톱'으로 재편하는 안이 재점화되고 있다. 

현재 두 해운사는 회생을 전제로 한 조건부 자율협약에 들어간 상태이지만 회생까지는 막대한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해 끝내는 합병이나 빅딜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와 채권단은 일단 한진해운의 용선료 협상을 지켜본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양사 간 합병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17일 기준으로 회생에 한발 앞선 쪽은 현대상선이다.

현대상선은 최근 용선료 인하 협상과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이 과정에서 전 대주주인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의 공이 컸다. 
현대증권 등 신속한 자산매각에 성공한 데다가 자율협약 전 300억원대 사재출연도 했다. 

용선료 협상 막바지에는 해외 선주사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마지막까지 편지를 보내는 등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상선은 새 해운동맹인 THE 얼라이언스 편입에 성공할 경우, 정부로부터 선박펀드 지원을 통해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편입을 위해서는 회원사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해 합류를 위해서는 일찌감치 THE 얼라이언스에 가입한 한진해운의 '승인'이 필수적이다. 

한진해운은 "모든 회원사가 현대상선의 신규가입을 동의하면 한진해운도 동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지만 실제 분위기는 냉소에 가깝다. 

최근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이 조양호 한진해운 회장과 만나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편입에 관한 도움을 요청했으나 조 회장은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 ▲ 현대상선 ⓒ 현대상선 제공
    ▲ 현대상선 ⓒ 현대상선 제공


  • 한진해운은 정부와 채권단 내부에서 합병 가능성이 흘러나오는 와중에 1조원 이상의 지원을 요구하는 데 대해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자산 매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힌 4000억원에 한진그룹 차원에서 6000억원을 추가로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11일 해운업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면서 한진해운에 소유주가 있는 만큼 개별회사의 유동성을 자체적인 노력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특히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혈세지원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진 만큼 채권단으로서는 자금지원을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한진해운이 8월초까지 용선료를 마무리 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만큼 승인을 미뤄 양사가 비슷한 시기에 용선료 협상·해운동맹 가입의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국적선사인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가입을 가로 막는 모습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어 '어깃장'이 오래가기는 힘든 상황이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양사가 합병을 하면 글로벌 점유율은 5위까지 올라가게 된다"면서 "일단은 한진해운의 용선료 합의가 잘 이뤄져야 할 것"이라 말했다. 

    한진해운은 이날 오후 제2차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상환일이 이달 27일 19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3개월 연장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만기 연장에 대한 기대감에 따라 한진해운의 주가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