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의 기습적 성과연봉제 도입에 항의 하는 노조 직원모습ⓒ뉴시스-강원랜드노조
    ▲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의 기습적 성과연봉제 도입에 항의 하는 노조 직원모습ⓒ뉴시스-강원랜드노조

     
    “한번 정해놓은 원칙은 철저하게 지킨다.”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이 취임후 줄곧 강조해온 경영 기조다.

    80년대 모래시계 검사로 유명했던 함 사장은 이른바 '원칙 경영'으로 변화와 혁신을 이끌며 그동안 내외의 신망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 이같은 원칙경영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싸고 흔들리고 있다.

    함 사장은 이달 초 사내게시판에 "성과연봉제 처리를 위한 이사회를 열지 않을 것이고 노조와 합의 없이 제도를 도입하지도 않겠다"는 글을 직접 올렸다.

    한걸음 더 나아가 "성과연봉제 도입보다 중요한건 직원과 합의고 그것이 신뢰의 기본이다"라고 까지 했다.

    정부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모습에 직원들은 소리없는 응원을 보냈다.

    이랬던 함 사장의 결기는 딱 거기까지 였다. 지난 14일 청와대 워크숍에 다녀온 직후 돌변했다.

    이튿날인 15일 강원랜드 본사도 아닌 서울사무소에서 8명의 이사들을 급히 불러 성과연봉제를 단 20여분만에 허겁지겁 처리했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노조가 반발하자 강원랜드 홍보실은 황당한 논리를 내세웠다.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지 않으면 직원들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없는 만큼 함 사장의 결정은 오로지 직원들을 위한 것이었다"는 설명이었다.

    문제는 이같은 회사측 해명을 아무도 믿지 않는다는데 있다.

    강원랜드 한 직원은 "하루전 까지도 노사 합의 없이는 절대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않겠다고 했지만 청와대에 다녀온 뒤 급작스레 말을 바꿨다"며 황당해 했다.

    강원랜드 노조관계자도 "함 사장과 회사측이 말 바꾼 것도 모자라 성과연봉제를 도입해야 성과급을 주겠다며 오히려 직원들을 겁박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전체 직원 3200명 중 90%에 가까운 2800여명이 가입한 이 회사 노조는 당장 함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겠다"며 발끈했다.

    노조 측은 "민주노총 공공 노조와 연대해 7월초 함승희 사장을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고 쟁의권을 확보해 파업투쟁도 벌여 나가겠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