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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을 앞두고 조선업계 노동조합이 잇따라 파업 결의 또는 파업 수순을 밟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가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을 정부와 채권단이 진행하면서 조선업계 노조 측이 최대한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파업'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노사간 분위기는 심상치 않은 상태다.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노조는 이미 파업을 결의했고, 현대중공업 노조는 쟁의발생을 결의했다. 노동쟁의 조정신청에 이어 파업 찬반투표를 예고한 것이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도 오는 29일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구조조정에 대한 노조 반발이 점차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지난 14일 노조원 85% 찬성으로 파업을 선택한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현재 파업 시기를 저울질하면서 사측을 비롯한 채권단을 압박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잠수함 등 군함정을 건조하는 특수선 사업부문 분리에 민감하다. 연매출 1조원에 육박하는 사업을 떼내면 그만큼 일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채권단 등이 특수선 사업부문을 분리할 경우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2013년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간 뒤 매년 쟁의행위 돌입과 관련해 찬반투표를 진행한 금속노조 STX조선지회는 지난 15일부터 3일간 투표를 실시했다. 당시에는 조합원 987명 중 767명이 참여한 가운데 70%(543명)가 찬성하면서 파업을 결의했다. 이에 STX조선지회는 법정관리로 회사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직원 감축 등을 대비해 쟁의권을 확보한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 17일 현대중공업 노조는 대의원대회에서 참석 대의원 만장일치로 쟁의발생을 결의했다. 이어 중앙노동위원회에 이달 20일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중노위에서 조정중지 결정을 내릴 경우 현대중공업 노조는 합법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올해도 파업을 단행하면 3년 연속 파업이 이뤄지게 된다.
지난달 10일 이후 사측과 합의한 안건이 없고, 교섭 책임자인 사장이 협상장에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현대중 노조는 파업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규직 임직원 900여명이 일하는 설비지원 부문 분사 등 구조조정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이달 29일 사측 구조조정안에 대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앞서 지난 22일 삼성중공업 노협은 사측에 쟁의발생 신고를 했다.
지난 15일 사측이 임원들 임원 반납, 1500명 희망퇴직 등 자구계획을 공개하면서 대화 없는 구조조정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삼성중공업 노협 소속 근로자는 6000여명으로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되면 향후 투쟁 수위 및 시기 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정부는 조선업계 노사간 중재에 나서고 있다. 지난 24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경남 거제에 있는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와 삼성중공업 조선소를 방문해 노사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발빠른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노사정 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채권단 역시 추가 지원이 없음을 재차 강조하고 있어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