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간 김포~제주 노선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계획3개월 간의 실적 회사의 영업력을 판단할 수 있는 바로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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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서울
에어서울이 오는 11일부터 김포~제주 노선을 운항한다. 국제선 취항 전까지 3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운항할 계획이지만 이 노선은 에어서울의 첫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회사의 영업력을 판단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에어서울은 3개월 간 김포~제주 노선의 점유율을 높여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겠다는 각오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6번째 저비용 항공사(LCC)인 에어서울이 이날 국토교통부로부터 '운항 증명(AOC·Air Operator Certificate)'을 공식 발급받아 11일부터 김포~제주 노선 운항을 시작한다. 아시아나항공이 일부 시간대를 철수하고 그 시간을 신청해 들어가는 방식으로 김포∼제주 노선을 하루 4회 운항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에어서울은 이달 중 국제선만 취항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해 28일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하고 AOC를 신청했다. 그러나 AOC 예비평가에서 미비점이 발견되자 지난 3월 30일 신청을 취하함과 동시에 재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계획을 수정해 국내선 일부 노선에 항공기를 띄우기로 했다.
국제선 AOC 승인에 상대국 동의를 받는 데 추가로 3개월이 더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그 사이 국내선 비행기를 먼저 운항해 본격적인 국제선 취항 전 전열을 가다듬겠다는 의도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해외 운항 전까지 국내선 운항을 통해 에어서울의 브랜드를 고객들에게 알리는 홍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특히 안전 운항을 통해 에어서울은 안전한 항공사라는 인식을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제주 노선은 LCC업계가 승객 확보를 위해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는 노선이다. 따라서 기존 LCC들과 비교해 얼마 만큼의 경쟁력을 보이느냐에 에어서울의 활약을 판단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에어서울은 자신있다는 분위기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에어서울은 다른 LCC들과 다른 개념으로 고객들에게 다가가려 한다"라며 "아시아나항공 대비 가격은 낮추면서 서비스 퀄리티는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기존 LCC와 비슷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서도 국적항공사에 버금가는 고퀄리티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당분간 인건비 및 서비스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감수하겠다고 부연했다.
대대적인 판촉 행사도 준비하며 공격적인 수요 확보에 나서고 있다. 오는 11일 김포~제주 국내선 취항을 앞둔 가운데 소셜커머스 쿠팡을 통해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서울의 공동운항과 신규취항을 기념하는 특가항공권을 최저가 1만9000원부터 선뵀다. 이달 11일부터 28일까지 성수기 기간 항공탑승권으로 매력적인 가격과 기간인 덕분에 프로모션은 조기 종료되는 흥행을 보였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김포~제주 노선은 단일 노선으로는 가장 편수가 많은 곳으로 점유율을 통해 LCC 간 영업력을 엿볼 수 있는 항목"이라며 "에어서울의 점유율을 통해 에어서울의 전략과 활약의 범위를 예측해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본격적인 게임은 10월부터… 제한된 파이 나눠 먹기 식의 영업 우려도
업계에서는 10월부터 하늘길 장악을 위한 LCC 간 각축전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어서울은 10월부터 국내선을 중단하고 국제선 운항에 집중할 방침이다. 일본과 중국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5개국 16개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라 기존 LCC와 국제선 항로를 둔 경쟁도 불가피하다.
실제 에어서울이 신규 취항 전부터 LCC들의 초특가 경쟁이 예년보다 과열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LCC들은 여름 성수기를 맞아 김포∼제주 9900원, 인천-도쿄 3만7900원 등 초저가 항공권을 대거 쏟아내고 있다.
업체에선 연례적인 특가 행사라고 하지만 실상 속내는 에어서울의 취항이 가시화되면서 기존 LCC들이 입지를 굳히기 위한 의도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LCC가 양적으로 급증하면서 제한된 파이를 두고 나눠 먹는 식의 영업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보다 인구가 2배 이상 많은 일본의 경우 국적 LCC가 7~8곳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6개의 LCC는 많은 숫자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LCC는 성장 단계를 넘어 포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라며 "기존 LCC 간 신규 항공기를 대거 도입하며 몸집 불리기에 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신생 LCC의 출현은 분명 출혈 경쟁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