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존스워트' 생약 성분, 사전 피임약·심장질환 치료제 등과 같이 먹으면 약효 떨어져
  • ▲ 건강기능식품.ⓒ연합뉴스
    ▲ 건강기능식품.ⓒ연합뉴스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증진하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건강기능식품을 찾는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민 가운데 60%가 건강기능식품을 1종 이상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평소 다른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건강기능식품이 자칫 ‘독’으로 바뀔 수도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평소 복용하는 약물과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경고했다. 

FDA 건강기능식품과 로버트 모제르스키 과장은 "미국 전역에서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고 부작용으로 응급실을 찾는 사람이 매년 2만3000명 가량 된다"며 "의사나 약사의 상담없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이더라도 한꺼번에 다양한 약물을 복용하면 약물끼리 서로 충돌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지적했다. 

이에 FDA는 홈페이지를 통해 복용 시 특히 주의해야 하는 건강기능식품 성분을 명시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생약성분 '세인트존스워트'가 들어간 건강기능식품과 사전 피임약, 심장질환 치료제 에이즈 치료제 등을 같이 먹으면 안된다. 약이 본래 기능을 하지 못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세인트존스워트는 동국제약의 갱년기증상완화제 '훼라민큐'와 유유제약의 우울증치료제 '노이로민'등에 들어간 성분으로 미국·유럽 등의 국가에서 경증도의 우울증 치료제나 건강기능식품으로 쓰이고 있다. 

혈액이 걸쭉해지는 질병인 혈전증·심방세동 등을 앓아 와파린이라는 항응고제를 복용한다면 은행나무잎추출물(진코 빌로바 성분)을 먹으면 안된다. 아스피린과 비타민 E도 같이 복용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아스피린이나 와파린 등의 약물은 혈액양을 늘리고 혈류를 빠르게 하는 기능을 하는 반면 출혈 위험을 높여 자칫 뇌졸중, 뇌출혈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해당 약물을 복용하면서 동시에 혈류 흐름을 돕는 건강기능식품을 먹으면 큰 외상이 없어도 신체 내부에 출혈 위험을 증가시킨다. 

김양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혈행 개선 효과가 있는 건강기능식품은 혈소판 응집을 억제해 혈액의 흐름을 원할하게 하므로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먹어선 안 된다"며 "자칫 피가 날 때 지혈이 잘 안 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수술 전후는 복용을 금기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FDA는 특정 질환으로 치료를 받거나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기 전 반드시 의사나 약사와 상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양현 교수는 "의사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본인이 필요한 영양성분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