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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들이 채용공고를 내면서 금융권 입사전쟁이 본궤도에 올랐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29일부터 일반직과 IT분야 신입 행원 모집에 들어갔다. 내달 28일까지 약 한 달간 원서신청을 받는다.
일반직의 경우 러시아어, 포르투갈어, 아랍어, 미얀마어 등 제3국 언어에 능통한 지원자를 우대한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 전문 자격증 소지자도 우대 대상이다.
서류전형을 거쳐 1차 면접과 인·적성 검사, 2차 면접을 거쳐야 200명에 달하는 최종 합격자 명단에 오를 수 있다.
KB국민은행도 내달 12일까지 하반기 신입사원 원서를 받는다.
모두 300명 안팎을 채용할 예정이다. 일반직원과 IT 직원, 전문 자격증이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서류→필기→1차면접→2차면접→최종합격 순으로 전형이 진행된다.
신한은행은 9월 중에 모집 공고를 낼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200여 명 규모를 선발할 방침이다.
농협은행도 모회사인 농협금융과 농협중앙회와의 조율을 통해 채용을 진행한다. 아직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예년에 견줘 내달 중 채용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통합에 따른 전산 비용을 많이 투자한 KEB하나은행도 올해 대졸 직원을 채용하기로 했다.
애초 전산통합에 따른 인력재배치 이후에 전형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재배치 작업이 순항하고, 통합 시너지도 발휘되면서 신입 행원들을 좀 더 빨리 뽑기로 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원자들은 접수 마감일에는 인터넷접속이 폭주해 지원서 제출이 어려울 수 있는 만큼 미리미리 지원서를 내는 게 중요하다.
◇ 시험까지 한 달…무얼, 어떻게 준비하나
일단 자기소개서를 잘 쓰는 건 기본이다. 은행에서 자기소개서를 통해 확인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은 열정과 윤리성인 만큼 이 부분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
포괄적인 내용보다는 구체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상세하게 써내려가야 한다고 은행 인사담당자들은 조언한다.
자기소개서를 읽으면서 채용담당자는 지원자의 삶의 모습들을 그려보며 영업하고 서비스하는 은행원으로 적합한 인재인지 고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삶의 구체성을 자기소개서에 담아내는 게 유리하다.
지원하는 은행의 특징을 파악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형식적 측면에서는 내용이 선명하게 잘 들어올 수 있도록 두괄식으로 작성하는 게 유리하다. 문단을 나누어 가독성을 높일 필요도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무턱대고 지원서를 제출하기보다는 금융업과 은행에 대해 먼저 이해한 후, 이를 토대로 본인의 적성과 맞는지를 파악한 다음, 본인만의 진실한 이야기가 담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모든 전형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소위 스펙이라고 얘기하는 학력, 어학 점수, 자격증 등이 아닌 지원자의 진정성과 직무능력"이라며 "스펙보다는 본인의 강점과 지원은행에서 발휘할 수 있는 직무능력이 무엇인지를 인지하고 이를 위한 다양한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류전형을 통과하고 나면 필기시험이다. 필기까지는 아직 한 달 이상 남아 차근차근 준비하면 된다.
오는 10월 8일 필기시험을 진행하는 KB국민은행이 필기시험 첫 스타트를 끊는다.
시험은 금융을 주제로 한 논술과 금융·상식·국사 등 객관식 문제들로 꾸며질 예정이다.
특히 조금 뒤늦은 준비라면 논술에 신경 쓰는 게 좋다. KE금융경영연구소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보고서를 유심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KB국민은행 인사담당자는 "국민은행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제들이 보고서에 담긴다"며 "지난해에도 순이자마진 하락 그래프와 은행을 떠나는 직원들의 삽화를 제시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하라는 문제가 나왔는데 보고서들을 유심히 봤으면 어렵지 않게 쓸 수 있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