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의 포스코VNPC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유통보다는 가공판매 비중을 점차 늘리며 공격적인 영업방식으로 전환했다. 특히 세계 3위 복사기 업체인 브라더와 LG전자 신공장을 새로운 고객사로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로 인해 올해 100만 달러 이상의 영업이익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1일 방문한 포스코VNPC(Vietnam Ha Noi Processing Center)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동쪽으로 약 50km 떨어진 하이즈엉성(省) 푹디엔 산업단지 내 자리 자리잡고 있다.고온다습한 베트남의 기후 특성상 공장 안은 사우나를 방불케 했다. 설비에서 나오는 열기가 더해져 근로자들은 온 몸이 땀범벅이 된 상태였다. 이곳에는 본사 파견직원 3명을 포함해 11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포스코VNPC는 한국 본사의 생산제품들과 베트남에 진출한 포스코 생산법인들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가공하는 곳이다. 실제로 광양에서 생산된 코일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이곳은 베트남 북부지역의 고객사에 철강제품을 가공·판매할 목적으로 지난 2009년 7월에 설립됐다. 당시 일본업체 공장을 인수했기 때문에 전 세계 다른 포스코 가공센터에 비해 규모는 작다. 공장은 슬리터(Slitter) 2기, 시어(Shear) 1기, M-Shear 1기 등 총 4기의 설비를 갖추고 있다.
포스코 70%와 일본 메탈원 30%의 지분으로 구성돼 있다. 총 825만 달러가 투자됐으며, 연간 8만톤을 가공할 수 있다.
-
포스코 VNPC는 크게 가공판매와 유통판매를 하고 있다. 가공판매는 포스코베트남의 '고품질 냉연제품', 포스코VST의 '스테인리스제품', 포스코 본사의 '도금제품', '열연제품', '전기강판' 등을 고객사 요구에 맞춰 정교하게 절단·가공해 한국 및 일본계 전기전자 기업, 자동차부품사, 건자재 제조사 등에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유통판매는 한국에서 들여온 코일을 그대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2009년 인수 당시 약 1만4000톤이었던 판매량은 지난해 24만톤까지 늘었다. 6년 만에 20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지난해에도 기존 냉연제품뿐 아니라 칼라강판, 빌렛(철근의 소재), 형강 등을 판매할 수 있는 신규 고객사를 발굴해 판매량을 전년 대비 약 5만톤 가까이 늘렸다.
이곳을 책임지고 있는 김영효 포스코VNPC 센터장은 “지난해에는 24만톤을 판매했는데, 이 가운데 가공판매가 7만톤, 유통판매가 17만톤을 차지했다”며 “당연히 가공판매가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가공판매 비중을 점차 늘려갈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
24만톤 중 75%는 건자재용으로, 나머지 25%는 가전용으로 판매됐다. 올해는 LG전자에 공급이 시작되면서 가전용 비중이 10%p 증가한 35%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환차손으로 당기순이익은 적자가 됐다. 하지만 올해는 100만~110만 달러의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당기순이익도 1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6월 준공한 LG전자의 신공장에 이번달부터 월 1500톤을 공급하기로 해 하반기부터 실적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G전자를 비롯해 삼성전자 등 북베트남에 생산기반을 마련한 한국의 주요 가전사는 물론 품질관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캐논, 브라더 등 일본계 OA(Office Automation 사무자동화기기) 제조업체향으로 포스코 제품의 가공판매를 점차 확대해 가고 있다.
-
특히, 하이퐁에 위치한 LG전자의 경우 세탁기, 청소기, 카오디오 등 주요제품 생산이 매년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향후 포스코VNPC의 최대 고객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이에 대응하기 위해 포스코VNPC는 신규 절단 설비 추가 도입과 200평 규모의 공장 증축, LG전자 전담 생산-판매 대응조직을 운영하는 등 고객 니즈에 언제든지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고객사가 많이 위치한 하노이와 하이퐁 지역에 별도 창고를 운영해 24시간 적시 납품 체계도 마련했다.
현재 포스코VNPC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가전·OA사 전문 철강업체로 탈바꿈 하기 위해서다.
북베트남 지역에는 이미 삼성전자, LG전자, 아남, 인켈, 신도리코 등 한국계 전자기업 및 캐논, 브라더, 파나소닉 등 일본계 전자기업들이 공장을 가동 중이다. 하이퐁의 LG전자 신공장 본격 가동을 비롯해 후지제록스 등 한국·일본 전자기업들의 생산량 확대 및 신규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향후 EG(전기도금제품), GI(용융아연도금제품) 등 도금 및 스테인리스제품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포스코VNPC는 이들 수요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