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내용·절차 이상 無, 본교 교사·학생 만족도 높아
  • ▲ ‘세인트 존스베리 아카데미 제주’(SJA Jeju) 조감도. ⓒ 사진 연합뉴스
    ▲ ‘세인트 존스베리 아카데미 제주’(SJA Jeju) 조감도. ⓒ 사진 연합뉴스

    제주도교육청이, 제주영어도시에 들어설 예정인 4번째 국제학교 ‘세인트 존스베리 아카데미 제주’(SJA Jeju)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살펴본 결과,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제주교육청은 이날 오전 SJA Jeju의 미국 본교에 대한 현지 실사 결과를 설명하면서 “학교(SJA)는 SJA Jeju 설립과 관련한 계약 내용을 인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SJA Jeju를 통해) 본교의 교육철학을 구현하고자 하는 의지도 높다. 계약의 효력이나 절차에 관한 의혹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미국 버몬트주에 있는 SJA를 방문한 실시단이 학교 관계자를 비롯해 버몬트주 부교육감, 교사와 학생, 지역주민 등을 면담한 결과, SJA의 미국 내 위상이나 평판, 만족도 등에 있어서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SJA Jeju 설립이 졸속으로 추진됐다는 의혹은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감사원은 제주지역 시민단체가 “SJA Jeju 설립을 둘러싼 의혹의 실체를 규명해 달라”며 낸 공익감사청구를 기각했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자회사인 ㈜해울이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SJA Jeju는, 지난 7월 말 이데일리가 졸속 추진 의혹을 담은 기사를 내보내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신문은 설립 관련 계약서에 미국 본교 이사회의 서명이 누락됐다며, 계약의 효력은 물론 SJA Jeju의 법적인 성격에 강한 의문을 나타냈다.

신문은 SJA Jeju 졸업생이 미국 본교 학생과 동등한 학력을 인정받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미국 학교 조사 전문기관의 분석자료를 인용하면서 “JDC나 해울은 SJA를 미국의 명문 사립학교로 소개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SJA Jeju 설립 계획을 승인한 도교육청은 논란이 확산되자, 이인회 제주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실사단을 미국에 파견했다. 실사단은 지난달 26일부터 31일까지 각종 의문사항을 확인한 뒤, 1일 귀국했다. 

도교육청은 실사 결과, 계약 체결과정이나 절차에 있어 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은 없었으며, SJA의 미국 내 평판이나 위상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미국 버몬트주 부교육감은 실사단을 만난 자리에서 “SJA는 1842년 설립돼 학생 개개인의 적성에 맞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 학생은 물론이고 해외 24개 국가에서 온 193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졸업생의 약 90%가 대학에 진학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실사단은 SJA에 대한 지역사회 명성도 확인했다. 학교의 시설 및 교육환경, 교육과정 운영 상황과 국제인증 현황, 교육철학 등도 직접 확인했다. 교사와 학생 면담 결과 학교에 대한 만족도도 상당히 높았다. 앞으로 SJA Jeju가 제주교육과 국제학교의 교류를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해울은 지난해 10월27일 제주도교육청에 학교설립계획 승인신청을 냈으며, 도교육청은 4차례에 걸쳐 국제학교설립·운영심의워원회를 연 뒤, 신청을 받아들였다.

JDC와 해울 측은, SJA Jeju의 본교인 미국 SJA에 대해 “174년의 역사를 가진 명문 사학이며, 미국 교육부로부터 ‘Blue Ribbon School Program’ 우수학교로 선정됐다. 미국의 30대 대통령인 캘빈 쿨리지와 버몬트주 대법원장 등도 이 학교 출신”이라고 홍보했다.

해울과 제주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SJA는 미국 버몬트주에 위치한 남녀공학 사립학교로, 우리나라의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9~12학년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1842년 문을 열었으며, 현재 재학생은 940여명으로 알려져 있다.

JDC와 해울은 SJA Jeju의 개교시점을 2017년 9월로 잡고, 올해 4월28일 제주영어교육도시 안에서 착공식을 가졌다. SJA Jeju는 부지 10만2000㎡에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5만9110㎡ 규모로 조성될 계획이다.

SJA Jeju는 미국 본교와 달리,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통합과정을 운영한다. 정원은 1,254명, 학급수는 68학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