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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전세대출까지 심상치 않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농협은행 등 5대 대형은행의 8월 말 전세대출 잔액은 29조6803억원에 달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9822억원 늘어난 것으로 부동산 활황기였던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봐도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8월 전세자금대출은 2014년 이후 월별 증가율로는 최대 폭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8월이 휴가철인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으로 전세자금대출이 급증했다는 게 우려스럽다는 반응이다.
2014년 이전까진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현재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8월에도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5104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3년 말부터 전세자금대출은 매년 5조원 씩 증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역시 누적 증가액이 6조167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누적 증가액을 뛰어 넘어섰다.
금융당국은 전세자금대출 증가 이유로 거래량을 꼽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 전·월세거래량은 12만5228건으로 전월인 7월보다는 13.6%,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6.8% 증가했다.
전셋값도 큰 폭으로 오르며 세입자들의 금융 부담을 키웠다.
국민은행의 주택가격 동향자료를 살펴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은 2년 전인 2014년 8월 3억852만원에서 올해 8월 4억1271만원으로 26.1% 뛰었다.
서민들의 지갑은 얇아지고 있는데 반해 전세값은 2년 만에 1억원 이상 올라 결국 대출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지금까진 금리가 낮아 큰 위험부담이 없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자칫 금리를 인상할 경우 서민들의 금융부담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정부는 전세자금대출의 분할 상환을 통해 전세보증료율 인하 등 인센티브 마련을 검토 중이다.
즉,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은 형태로 유도해 대출의 질을 높이겠단 전략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손정락 연구위원은 “8월 전세대출이 증가한 건 거래량이 늘어난 게 가장 크고 저금리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며 “전국의 전셋값은 안정되는 분위기지만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은 전세난이 여전해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