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오는 5일부터 편의점 '위미드'와 시범 운영타행도 유통업체와 논의, 빠르면 이달 중순부터 확대
  • #직장인 김 모 씨는 지인들과 회식을 한 뒤 대리운전을 불러 집에 돌아가고 있었다. 집 근처에 도착해현금 결제를 하기 위해 지갑을 열었으나 현금이 부족했다. 급하게 근처 은행을 찾았지만 운용 중인 ATM을 찾을 수 없었고 편의점 내에 있는 공용ATM은 1300원 수준의 비싼 수수료를 내야만 했다. 결국 자고 있는 부인에게 전화해 대리비용을 냈고 부인에게 이런저런 잔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수단은 많이 늘었지만 반대로 현금이 급할 때 돈을 찾을 수 있는 곳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편의점에서도 쉽게 현금을 찾을 수 있도록 은행-편의점 간 캐시백서비스를 이달 중 선보일 예정이다.


◆일 최대 10만원까지…수수료는 1000원 이하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편의점 물품 구입과 함께 현금 인출도 가능한 캐시백서비스를 2017년 1분기 본격 서비스 도입에 앞서 시범적으로 선보인다.

먼저 우리은행이 다음달 5일 위드미와 제휴를 맺고 캐시백 시범서비스 첫 주자로 나선다.

뒤이어 신한, 국민은행도 10월 중 시행할 계획이며 KEB하나은행은 시범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금융결제원의 현금IC카드 결제공동망을 통한 서비스망을 구축해 올해 말까지 전산개발 및 테스트를 거쳐 모든 은행과 편의점 간의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시행할 방침이다.

편의점 캐시백서비스는 2만원짜리 물품을 산 뒤 5만원을 결제하면 차액인 3만원은 현금으로 받는 개념으로, 구매하는 물품금액의 기준이 없어 600원어치의 물건을 사도 캐시백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캐시백 서비스가 시범 도입될 편의점은 '위드미'와 'GS25' 2개의 업체에서 시행할 예정이며 수도권과 지방 소재 20여 곳의 점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시범기간 동안 체크카드만 가능하며 향후 신용카드, 현금IC카드, 모바일 교통카드도 제공할 예정이다.

서비스 이용 수수료는 비용절감 효과를 감안해 공용ATM의 수수료 1300원 대비 은행 수준인 900원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서비스 이용 한도는 거액 인출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1일(1회) 10만원 이하이며 현금인출 시 비밀번호 4자리를 입력해야 한다.



  • ◆고객 편의성은 긍정적…현금도난 사고엔 취약

    이렇듯 은행권에서 캐시백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은 현금인출 수수료 절감과 접근성 향상으로 인한 고객들의 거래편익 증진을 위해서다.

    또한 금융소외지역에 현금인출서비스를 제공하고 심야시간의 이용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실제 우리나라는 현금 사용비중이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경조사, 용돈, 모임회비, 재래시장 등에선 현금이용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의 평균 현금소지액은 11만6000원에 달한다. 신용카드가 현금을 대신하고 있지만 지갑 속엔 5만원 이상의 현금이 들어있단 얘기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마트, 편의점을 활용해 현금인출 채널을 확대함으로써 소비자의 현금인출 접근성이 향상될 것"이라며 "특히 고령층, 저소득자 등 현금수요가 높은 금융소외계층에 대해 캐시백서비스라는 보조채널을 제공함으로써 현금인출 선택권을 확대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편의점 보안성 취약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편의점에 현금서비스를 제공할 시 현금 대량 보유에 따른 사건사고가 급증하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이에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통제 수준이 어느 정도 확보된 업체 위주로 제휴를 실시하고 CCTV설치와 보안출동서비스를 재점검, 직원교육, 매뉴얼 보안 등을 강화할 것"이라며 "편의점 업체는 100~200만원 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현금 소진 시 일시적으로 캐시백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3월 도입방안 발표 후 희망을 참여하는 편의점이 65% 정도"라며 "내년 1분기에 본격 도입되면 현금IC카드 결제공동망을 통해 대형마트도 참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편의점·슈퍼마켓서 캐시백서비스 일반화

    이미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CD·ATM에 대한 캐시백서비스가 일반적이다.

    미국, 영국, 호주는 이미 1985년부터 대형마트, 중소형 프랜차이즈 슈퍼마켓 등에서 캐시백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각국의 금융환경에 따라 수수료는 다양하지만 이용 비중은 약 10~20%(가맹점 소매거래 비중)에 달한다.

    러시아의 경우 2010년 중앙은행이 현금 보유량을 감소시키고 ATM 등 지급결제인프라 구축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도입했다. 일본 역시 2017년부터 도서산간 거주민 및 고령자를 위한 현금인출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올해 시범서비스 실시 과정에서 소비자 및 편의점의 불편사항, 운영의 안정성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 후 운영결과를 토대로 제도 개선 등을 마련하고 빠른 시일 내에 본격적인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