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후반기 '자기사람' 챙기기 더 극성 낙하산의 꽃 '임원', 비판 눈총 안사고 보수 두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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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주 기업은행장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차기 행장에 내장됐다는 설이 최근 정치권과 금융권에 파다하게 퍼졌다.급기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6일 금융위 국감에서 "사실이 아니다.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임 위원장의 말대로 현 전 수석이 최종적으로 기업은행장에 오르지 않더라도 청와대가 낙하산을 시도했다는 의혹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박근혜정부 임기 4년차에 접어들면서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관피아 논란 속에 공기업·산하기관 기관장으로 이동이 어려워지자 상임이사나 감사인 임원행(行)이 줄을 잇고 있다. 기관장보다 비교적 주목도가 떨어지는 데다가 보수는 두둑해 그 어느때보다 인기가 높다.◇ 관피아 200명 몰린 금융권이른바 '관피아'는 금융권 곳곳에 포진해 있다. 더민주 김해영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2월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금융권에 임원급으로 취업한 정치권·공직자 등 출신 인사가 200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최근 금융위는 기술보증기금의 신임 비상임이사로 이기우 전 부산시경제부시장을 임명했다. 이 비상임이사는 제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냈다.기술보증에는 이외에도 유기현 전 새누리당 부산시장 사무처장이 상임이사로 있고 양희관 전 새누리당 부산시의원이 비상임이사로 몸담고 있다.특히 지난 5월에는 이명선 전 대통령경호실 부이사관이 예금보험공사 비상임이사로 임명돼 논란이 일었다. 전문성은 뒤로 제쳐두고 '내 사람 챙기기'에 지나치에 몰두했다는 비판이 들끓었다.이외에도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는 친박계 인사인 송창달 그린비전코리아 회장이 비상임이사로 재직 중이다.◇ 낙하산 꽃은 '감사'낙하산 중의 낙하산은 단연 '감사'로 꼽힌다. 감사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아 상임감사는 대통령이나 기재부 장관이 임명한다. 직제랑 서열도 기관장 다음이다. 연봉이나 예우 역시 기관장 못지 않다. 대부분 억대 연봉자들이다.지난 4월 신용보증 상임감사에는 김기석 전 의원이 임명됐다. 그는 DJ 특보 출신으로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 캠프로 영입, 새누리당 국민통합위원회 기획본부장을 지냈다.발전사 감사에는 유독 새누리당 출신 당직자들이 포진해 있다.먼저 새누리당 당직자 출신인 최상화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남동발전 상임감사를 지내고 있다.
황천모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은 대한석탄공사 감사에, 강요식 부대변인은 동서발전 상임감사를 각각 지냈다. 동서발전은 강요식 상임감사 후임으로 김오영 전 새누리당 경남도당 대변인을 선임했다.
또 서부발전 상임감사는 박대성 국회 해양수산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 맡고 있다.이외에도 이성한 전 경찰청장과 조전혁 전 새누리당 의원은 각각 한국전력의 상임 감사위원과 비상임 감사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정부 관계자는 "현재 공공기관의 감사 중에 회계나 감사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이들은 거의 없다"면서 "공공기관 감사의 전문성에 대한 엄격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