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빠른 결정 신속한 대응, 단기적 타격 피할 수 없어"예상 뛰어 넘는 후속조치 예상…'전량리콜-단종' 등 초강수 나올 듯"
  • ▲ 갤럭시노트7 블랙오닉스. ⓒ삼성전자
    ▲ 갤럭시노트7 블랙오닉스. ⓒ삼성전자


    "삼성은 품질 제일주의 철학에 빨간불이 켜지자 놀라울만큼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렸다. 글로벌 기업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속도다. 갤노트7 사태에 따른 단기적인 타격은 피할 수 없다. 감수해야한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실보단 득이 많을 것이 확실하다. 장담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경쟁사 고위급 간부의 말이다. 20년 넘게 휴대폰 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는 삼성의 위기관리 능력에 신뢰감을 드러냈다. 

    그는 "제품을 만들다보면 수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문제를 방지하는게 최선의 방법이지만 그렇지 못했을 경우 어떻게 수습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며 "1995년 일명 애니콜 화형식때도 업계에서는 삼성이 핸드폰 사업을 더이상 할 수 없다고 했다. 내부 직원들도 끝났다고 좌절했다. 하지만 10여 년만에 글로벌 1위로 올라섰다. 현재 분위기가 좋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충분히 이겨내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11일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판매와 교환을 잠정 중단했다. 재판매 열흘 만의 결정이다. 결정은 한국국가기술표준원 등 관계 당국과의 사전 협의를 통해 결정됐다. 
     
    판매 중단에 따른 후속조치도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타제품으로의 교환 또는 환불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노트7 단종이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노트7 교환품 소손 사건들에 대한 검사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판매 및 교환 중단을 결정하게 됐다"며 "갤노트7을 믿고 사랑해주신 고객, 거래선, 파트너 여러분께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번 깊이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판매중단 결정은 품질을 제일로 여기는 삼성전자 브랜드 철학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지난달 2일 선언된 첫 번째 판매중단과 전량교환 방침은 3분기 실적과 재판매율에서 볼 수 있듯 하나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갤노트7은 리콜 사태에도 불구하고 판매 재개 하루 만에 1만5000대가 판매되는 저력을 보였다.


  • ▲ 갤럭시노트7 체험존. ⓒ삼성전자
    ▲ 갤럭시노트7 체험존. ⓒ삼성전자


교환된 제품에서 문제가 발생하며 갤노트7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해프닝으로 치부할 수 없게 됐다. 당장 4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3분기 대비 최소 2조원 이상 하락한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노트 시리즈가 아닌 다른 스마트폰의 판매도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경쟁 업체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쏟아졌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판매중단 발표도 속속 나왔다. SK텔레콤은 "신규 판매를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홈페이지와 유통망 등을 통해 고객에게 안내 드릴 예정"이라며 "환불 및 교환 등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삼성전자와 상세히 협의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 밝혔다.

갤노트7의 문제 여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블랙컨슈머에 의한 조작사건인지 배터리가 아닌 다른 부분의 문제인지 확실치 않다. 단지 새로운 제품에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 판매 및 교환중단 결정이 내려진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판매 및 교환중단 결정이 성급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검사결과를 기다렸다가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다는 의미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한 발 빠른 결정과 신속한 조치로 대응에 나섰다. 문제 여부를 기다리기 보단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선제적 조치를 내렸다. 관심은 삼성전자의 후속조치에 맞춰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전량 리콜 및 갤노트7 단종이라는 초강수를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늘 내일 중으로 삼성전자의 후속조치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며 "리콜, 판매 및 생산 중단 결정이 빠르게 이뤄진 만큼 후속조치도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발표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