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층 초피도 2000만원 정도 예상해요. 일단 청약하고 당첨되면 연락해주세요. 단속 걸릴 위험은 전혀 없습니다." <다산신도시 한 떴다방 관계자>
지난 16일 다산신도시 지금지구에서 분양일정을 시작한 한 견본주택 인근에 이른바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 관계자와 상담을 진행했다. 그는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하며 웃돈 형성을 100% 장담했다. 선호도가 낮은 저층도 웃돈을 예상하며 불법 분양권 거래를 부추겼다.
그는 "미사지구는 분양가가 높은 데다가 이미 가격이 많이 상승했다"며 "다산신도시는 전매제한이 풀리면서 상승 가능성만 남았다"고 말했다.
다산신도시는 서울 접근성이 우수한 데다 저렴한 가격으로 분양시장 '핫 플레이스'로 통한다. 진건지구는 지하철 별내선 연장 후광으로 분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특히 지난달부터 전매제한이 끝난 단지가 등장하면서 합법적인 분양권시장도 열렸다. 최근 웃돈 호가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분양한 '유승한내들센트럴'이 처음으로 전매제한이 해제됐다. 이 단지 웃돈 호가는 5000만원 이상. 이어 △아이파크(10월) △반도유보라 메이플타운 1차(11월) △한양수자인 1차(12월)가 차례로 분양권 전매제한이 끝난다.
이들 단지 모두 "웃돈 5000만원 이하 거래는 불가능하다"고 개업공인중개사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왕숙천 조망이 가능한 로열 동호수 웃돈 호가는 "8000만원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도농역 인근 A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매수 희망 웃돈을 확실히 정해야 매도자와 가격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며 "매도자들은 웃돈을 계속 높이려고 하고 있어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현재 분위기를 전했다. -
현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떴다방들은 가점이 높은 청약통장을 수백만원 정도 웃돈을 붙여 매입한다. 이들은 불법으로 사들인 통장으로 분양권을 확보, 속칭 웃돈을 형성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떴다방끼리 분양권을 사고팔면서 웃돈 가격을 높이는 것이 일반적인 수법이다. 피해자는 마지막 실수요자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B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몇백만원씩 주고 매입한 통장을 이용해 확보한 분양권을 저렴한 가격에 매매할 일은 없다"며 "떴다방 돈놀이에 애꿎은 실수요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건지구 분양가는 지금지구보다 3.3㎡당 200만원 정도 저렴하다. 토지조성원가 차이로 다소 예상했던 부분이다. 결국 진건지구가 '싼 분양가' 효과를 보고 있었다. 실제 지금지구 분양가가 공개되면서 진건지구 웃돈이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현재 다산신도시 투기열풍은 지금지구로 옮겨 붙었다. 지난 8월부터 한강생활권과 서울 도로교통 접근성을 내세우며 지금지구 분양이 시작됐다. 높은 분양가로 흥행이 상대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나오기도 했지만,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진건지구 흥행을 맛본 수요자들이 대거 청약에 참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분양권 전매를 노린 단타족들도 경쟁률 높이기에 한몫하고 있다.
지금지구 1순위 청약 경쟁률을 보면 △다산신도시 지금지구 반도유보라 메이플타운 2차 9.67대 1 △다산신도시 금강펜테리움리버테라스 21대 1 △다산신도시 센트럴 에일린의 뜰 16대 1을 기록했다.
실제 불법 분양권 거래도 암암리에 진행되고 있다. 아직 계약 전 단지에 대해서 웃돈 호가 1500만원 이상으로 매물이 등장하고 있다.
거래방법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인근 중개사무소에선 매도자는 웃돈을 여러 번에 걸쳐 입금해야 하는 등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분양권 불법거래가 성행하고 있어 정부가 손을 대지 못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입지가 우수한 단지 거래에 집중하기 위해 선호도가 떨어지는 분양권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기도 한다"며 "다산신도시 분양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불법 거래도 '선택과 집중'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