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티켓 전쟁 …10년 특허 사실상 보장대기업 독식 막는 원 취지 부합해야

  • ▲ 하나투어 자회사인 SM면세점이 지난 4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SM면세점 서울점'에서 그랜드오픈식을 열고 있다.ⓒ 뉴데일리
    ▲ 하나투어 자회사인 SM면세점이 지난 4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SM면세점 서울점'에서 그랜드오픈식을 열고 있다.ⓒ 뉴데일리



중견·중소기업 1호 서울 시내면세점이 올 상반기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면서 오는 12월 추가로 선정될 업체 역시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관세청은 면세점 산업 특성상 초기 투자비용이 커 영업개시 이후 일정기간 적자 발생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롯데·신라면세점과 같은 대기업의 독과점을 막고 중소기업 상생차원에서 특허권은 내주지만 정작 중견 면세점의 '생존'은 나몰라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 1호 중견기업 면세점 성적표 '참혹'

지난해 7월 첫 중견기업 면세점으로 선정된 하나투어 SM면세점의 올 상반기 적자는 140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올 1월 첫 개장 이후, 방문객과 매출액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지만 서울 시내면세점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은 나아지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20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선정된 신규면세점 5개사(SM면세점 포함)의 9월 매출액은 6142억원으로 서울지역 전체 매출액(5조1천억원)의 12%에 그쳤다. 올해 말 시내면세점이 4곳 추가되면 면세점 업체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SM면세점이 하나투어 모객 강점으로 면세사업자로 선정됐지만 다른 여행사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에게는 외면받는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 

  • ▲ ⓒ 엔타스듀티프리
    ▲ ⓒ 엔타스듀티프리


  • 또 유통경험이 적은 하나투어가 지난해 7월 면세점으로 선정되고 올해 1월 개장까지 불과 반년 밖에 소요되지 않았던 점도 고전의 원인으로 꼽힌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짧은 기간 동안 브랜드 유치, 상품 매입, 내부 인테리어, 직원 교육 등을 한꺼번에 진행을 하다보니 어려움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 도전장 낸 中企 "사업 조기 안정화가 핵심"

    문제는 오는 12월 결정될 중견 면세점 역시 참혹한 성적표를 받을 수 있다는 데 있다. 

    따라서 유통 경험, 입지 조건, 재무건전성 등 초반 적자를 감안하고 장기적으로 면세점을 운영할 만한 능력을 평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관세청이 공개한 시내면세점 특허 심사 평가 기준에서도 경영능력(지속가능성·재무건전성)에 가장 높은 300점이 배정돼 있다.  

    이외에도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250점) △관광 인프라 (150점) △중소기업제품 판매실적 (150점)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150점)으로 총점은 1000점이다.   

    이와 관련해 중견기업 면세점에 입찰한 하이브랜드 측은 "15년 쇼핑몰 운영 경험으로 사업을 조기에 안정화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랜드는 5곳의 신청기업 중 유일하게 강남권에 입지를 정했다. 하이브랜드몰이 양재IC 인근에 위치한 데다가 대형버스 122대가 동시 주차가 가능한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 ▲ ⓒ 하이브랜드듀티프리
    ▲ ⓒ 하이브랜드듀티프리


  • 다른 중소·중견기업 역시 초반 적자는 감내한다는 입장이다. 

    정남쇼핑은 디스원이라는 상호로 서울 명동역 인근에 운영 중인 지상 4층짜리 쇼핑몰을 허물고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의 면세점을 세울 계획이다. 이밖에 신홍선건설은 동대문 제일평화시장을, 엔타스튜티프리는 서대문구 거화빌딩, 탑시티는 신촌 민자역사를 면세점 입지로 각각 제시했다. 
     
    관세청은 면세점 사업권을 5년마다 갱신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한 차례 연장이 가능해 특허 획득 시에는 10년 간 운영이 가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관세청이 특허를 남발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탄탄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모객전략을 수립한 기업에게 영업권을 안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