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수행 직원, 막전막후 블로그에 올려


  • ▲ 조환익 한전 사장이 지난 20일 UAE 바카라 원자력발전소 운영사업권 서명식에 참석해 있다. ⓒ 한전 블로그
    ▲ 조환익 한전 사장이 지난 20일 UAE 바카라 원자력발전소 운영사업권 서명식에 참석해 있다. ⓒ 한전 블로그


한국전력공사가 54조원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운영사업권에 최종 서명하기까지 막전막후가 한전 블로그를 통해 공개됐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지난20일 새벽12시50분 인천을 출발한 비행기가 새벽5시40분 아부다비에 닿을 때까지 비행시간 동안 계약서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한다. 이날 한전은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 예정돼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한전은 지난 2012년과 2014년에 본계약 체결 직전에 협상이 결렬됐다.특히 지난 2014년에는 아부다비 정부의 최종 승인이 떨어지지 않아 계약은 눈 앞에서 없던 일이 됐다. 3번 만에 다시 본계약 무대에 서는 만큼 한치의 실수도 있어선 안됐다. 

이날 만나게 될 UAE 주요인사들과의 신뢰를 쌓는 일도 계약 못지 않게 중요했다.  

조 사장은 공항에 도착한 지 한시간여 만에 사전점검회의장으로 향했다. 서명할 계약은 총 11건. 계약서 분량만 87장에 달했다. 한전 직원들은 근사한 회의장도 아닌 호텔 로비에 둘러앉아 서명식 행사 브리핑을 간략하게 갖고 사전서명식장으로 이동했다. 

마침내 오전 8시, 에미리트원자력공사(ENEC) 사무실 내 사전서명식장. 조 사장은 새벽비행에 대한 피곤함은 잊은 듯 상대방 파트너와 인사하면 사전서명식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통상 본행사에서는 간이 서명을 하고 정식서명은 사전서명식에서 이뤄진다. 

보통 계약서에는 양측이 합의된 내용이 담기기 때문에 최고경영자는 간단한 '서명'으로 행사를 매듭짓는데 조 사장은 달랐다. 


  • ▲ 조환익 한전 사장이 지난 20일 UAE 바카라 원자력발전소 운영사업권 사전서명식에서 정식 서명을 하고 있다. ⓒ 한전 블로그
    ▲ 조환익 한전 사장이 지난 20일 UAE 바카라 원자력발전소 운영사업권 사전서명식에서 정식 서명을 하고 있다. ⓒ 한전 블로그


  • 조환익 사장은 발주사인 에미리트원자력공사(ENEC) 등과 체결한 11건의 계약, 87장의 계약서를 한장씩 읽고, 넘기며 서명했다. 서명을 끝내기까지 무려 한시간 반이 소요됐다. 

    공식서명식까지 남은 시간은 한시간 남짓. 조 사장은 UAE정부 인사와 에미리트원자력공사 간부들과 인사하느라 시간은 금새 흘러갔다. 이어진 서명식에서 양국간 서명계약서를 주고받고 기념품을 교환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서명식은 끝났지만 한전 사장의 강행군은 계속됐다. 

    낮 12시 VIP리셉션장에서 참석자들과 미팅을 시작으로 UAE행정청 장관 , 주형환 산업부 장관과의 연쇄 면담이 잇따랐다. 이러한 자리는 원전 발주사인 에미리트원자력공사(ENEC) CEO와 저녁까지 이어졌다. 

    조 사장과 무박3일 간의 아부다비 출장에 동행한 해외원전개발처 최재훈 차장은 "사장님은 ENEC 사장과 만찬을 마치고 실무진이 식사하는 장소까지 오셨다. 직원들 곁에 어울려 앉아 수고했다고 다독여주시는데 그냥 친근한 직장 선배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최 차장은 "CEO의 무박삼일 출장을 곁에서 보니, 누가 보지 않아도 본인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 결사항전의 자세로 전력투구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 ▲ UAE 바카라 원자력발전소 ⓒ 한전 블로그
    ▲ UAE 바카라 원자력발전소 ⓒ 한전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