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 강화, FTA재협상 등 관세 불리해질 가능성 높아미국차 빅3 파격 지원 및 연비 규제 둔화 등 산업전체 변화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을 이기고 대통령에 당선이 되면서 한국의 자동차 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트럼프가 미국의 자존심 중 하나인 자동차 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파격적인 보호무역 정책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미국 대선에서 이변이 발생하면서 트럼프의 강력한 보호무역 규제가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산업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는 그동안 대선 공약으로 보호무역 강화를 외쳐왔다. 이에 따라 FTA 재협상이 가장 먼저 예상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게 될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완성차와 부품업체들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트럼프가 미국의 자동차 시장 문을 걸어 잠그고, 한국 시장의 문을 더 넓히라고 요구할 것”이라며 “픽업트럭 시장의 경우 3~4년내에 닫아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차의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고 연비가 낮다. 배기량 기준으로 부과하던 세금을 가격 및 연비 등의 기준으로 바꿀 경우 미국차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게 된다. 김 교수는 이같은 세제 개편 움직임도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수표가 많은 디트로이트를 위한 자동차 산업 부흥 정책이 쏟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채희근 현대증권 팀장은 “미국 자동차 빅3(GM, 포드, 크라이슬러)에 대해 비상식적인, 현재까지 상상할 수 없었던 파격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도 있다”며 “이로 인해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커다란 변화가 올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연비 규제 역시 그 속도나 기준이 상대적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친환경차 우대도 마찬가지다. 트럼프는 탄소배출권을 비롯한 기후문제에 있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정책이 약화될 것이란 얘기다.

     

    리콜 문제 관련해서도 징벌적 보상으로 인해 국내 자동차 업체에 불똥이 튈 가능성도 제기된다. 폭스바겐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약 11조원을 보상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대차도 미국에서 리콜 관련 보상 문제가 논의 중이다.

     

    채희근 팀장은 “미국의 향후 유가 정책이 신흥국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신흥국 비중이 높은 현대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업체들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을 제외한 신흥국들 침체는 글로벌 경기 악화로 이어져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에 악재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최근 가동을 시작한 기아차의 멕시코 공장이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박사는 “멕시코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할 수 없게 되면 기아차는 너무나 피해가 크다”며 “기아차 이외에 글로벌 메이커들 역시 멕시코에서 공급 과잉이 생겨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부품산업 역시 미국이 자국부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현대모비스, 만도 등 국내 부품업체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라며 "향후 다양한 논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경우 올해 1~3분기 미국 공장에서 생산·판매된 차량은 30만1000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늘어났다. 미국 현지에서 판매한 차량은 58만8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기아차는 올해 상반기까지 미국 공장에서 19만4000대를 생산·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현지에서 판매된 실적은 32만8000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수치다.

     

    이항구 박사는 “단순한 수출입 통계나 통상 정책으로 미국을 바라봐서는 안된다”며 “산업정책 전반적인 관점에서 접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