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경쟁률 0.29대 1 참패 실망 하루만에 기관이 실권 전량 인수힐러리의 '인프라'공약에 승부 걸었지만 트럼프의 '인프라'로 기사회생
  • ▲ ⓒ두산
    ▲ ⓒ두산

    두번째 도전에서도 공모 참패를 눈앞에 뒀던 두산밥캣과 대표주관사 한국투자증권이 하루 만에 반전을 연출했다.

    두산밥캣과 한국투자증권 모두 미국 대선 과정에서 당선이 유력했던 힐러리 클린턴의 '인프라'투자 공약을 믿고 강한 베팅을 했다가 낭패를 볼 뻔 했지만 예상을 뒤엎고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의 공약을 뒤늦게 뜯어보니 역시 '인프라'가 키워드란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8일과 9일 이틀에 걸쳐 진행됐던 두산밥캣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양사 모두 IPO 흑역사를 쓸 뻔 했지만 반나절 만에 상황이 급변하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지었다.


    일반 청약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9일만 해도 경쟁률은 0.29대 1에 그쳤다. 청약 첫날인 지난 8일 경쟁률이 0.3대 1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마지막날 청약 물량이 일부 빠져나가 흥행 참패가 예고됐다.


    두산밥캣은 물론 상장을 통해 차입금 상환재원 마련이 절실했던 두산그룹 입장에서는 최악의 결과였고, 대표주관사를 맡았던 한국투자증권 역시 인수해야 할 미달 잔여주식이 420억원(105만여주)에 달해 폭탄을 떠안게 됐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청약 마지막날 예상과 달리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소식이 전해졌고, 그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쇼크가 큰 악재였다. 그 영향을 두산밥캣과 한국투자증권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었다.


    두산밥캣은 예정대로 18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준비에 착수했고, 한국투자증권 역시 미국 대선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돼 도리가 없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미청약된 배정물량에 대해서는 공모가액으로 배정받기 희망하는 기관투자자가 있는 경우, 청약일로부터 납입일까지 추가청약할 수 있다"며 "실권주의 정확한 수량은 납입일인 11일까지 미정"이라고 말하며 실권주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지만 420억원 규모의 실권주 인수 부담감이 역력한 모습이었다.


    IPO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 등 주관사들이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의 낙승을 믿었고, 힐러리의 주요 공약인 강력한 인프라 구축에 확신을 갖고 크게 베팅했던 것이 독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두산밥캣은 이틀간의 일반청약 기간 중 8일에는 미국 대선 이변, 9일에는 코스피 쇼크가 이어지며 심각한 불운 속에 우울한 상장이 기정사실화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반전은 10일 시작됐다.


    트럼프 당선이라는 이변으로 뒤늦게 그의 공약과 경제정책 등을 분석해보니 힐러리와 마찬가지로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언급한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사회기반시설 1조 달러(약 1150조원) 투자 공약이 10일부터 언급되기 시작하면서 두산밥캣이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상황이 반전돼 기관들이 서로 물량 달라고 요청해와 하루만에 전량 배정이 완료된 것.


    두산밥캣이 북미에서 트럼프 인프라 투자의 수혜를 직접 받을 것이라는 하이투자증권 최광식 연구원의 보고서도 큰 힘이 됐다.


    이에 따라 420억원 규모의 실권주 인수 부담이 우려됐던 대표주관사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공동주관사인 한화투자증권, 신영증권도 하루 만에 기관들의 심경변화에 힘입어 폭탄떠안기를 피했다.


    두산밥캣의 지분 59.4%를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도 전일 14.8% 급등했고, 두산(7.54%)과 두산엔진(6.77%) 등 두산그룹 관련주의 주가도 큰 폭으로 오르며 두산밥캣이 갑작스럽게 두산그룹의 효자 역할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에 따른 불확실성과 불안감으로 발생한 두산밥캣의 청약미달 사태가 오히려 트럼프 당선으로 반전을 이뤄냈다"며 "그만큼 트럼프의 당선은 업계에서도 대 이변이었던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