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랑의 열매 등 매년 수백억원씩 목적없이 지원해와""청와대-정부 설립 재단 순수 지원금 놓고 '망신'…기부문화 악영향 우려"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비선 실세' 최순실(60세. 구속)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 장시간 검찰 조사를 받고 14일 새벽 2시경 귀가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전날인 13일 오후 이 부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실시했다.

    이 부회장이 수사기관에 출석한 건 2008년 2월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조준웅 특별검사팀에 소환된 이후 8년 만이다.

    수사본부는 이 부회장을 상대로 지난해 7월 박 대통령과의 개별 면담이 이뤄진 경위와 당시 대화 내용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이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기업 중 가장 많은 204억원을 내는 데 당시 면담의 영향이 있었는지 등 출연 배경도 조사 대상이었다.

    또 검찰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대한승마협회 회장사인 삼성이 최씨와 딸 정유라(20)씨가 실소유주인 독일 비덱스포츠에 35억원가량을 송금한 경위도 조사했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작년 7월 대기업 총수 17명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열어 "한류를 확산하는 취지에서 대기업들이 재단을 만들어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이 부회장을 포함한 일부와 비공개 개별 면담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비공개 면담'과 관련해서는 구본무 LG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도 같은 날 나와 조사를 받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경우 '사랑의 열매' 등 각종 재단에 아무런 조건 없이 매년 수백억원씩 기부를 해 왔고 올해 역시 기부 릴레이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청와대 등 정부가 설립을 인가한 미르·K스포츠 재단에 순수한 목적으로 지원한 자금에 문제를 삼아 대기업 총수들까지 검찰로 불러들여 망신을 주는 행위는 향후 기업들의 기부문화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