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회장, 2025년까지 비은행사업 비중 강화 계획 수립실적 좋은 펀드서비스·자산운용사, 손자→자회사로 재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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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하나금융그룹.
    ▲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하나금융그룹.

지난해 은행 통합에 성공한 하나금융지주가 이제는 비은행 계열사 정비에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김정태 회장이 2025년까지 비은행부문 계열사 순익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힌 만큼, 앞으로 비은행 계열사 지각변동은 계속될 전망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9월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마무리한 뒤 연말부터 비은행 계열사 정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나금융이 은행 통합을 마무리한 뒤 가장 먼저 손을 댄 곳은 하나펀드서비스다. 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KEB하나은행의 자회사로 있던 계열사를 지난해 12월 자회사로 끌어올린 것. 

실제로 하나펀드서비스는 사무관리수탁고에 2009년 100조, 2014년 200조를 쌓으면서 계열사 중 알짜회사로 꼽혀왔다. 지난해 하나금융 자회사로 편입된 뒤 올해 5월 기준으로 총 수탁고 300조원을 달성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 다음 정리작업에 들어간 곳은 하나선물이다. 옛 외환은행의 자회사였던 하나선물을 올해 4월 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한 뒤 4개월 뒤에 하나금융투자와 합병시켰다.

국내외 선물을 취급하는 두 곳의 업무가 중복된다고 판단, 하나선물을 없애고 하나금융투자에 흡수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 

이와 함께 하나금융지주가 자산운용업 강화에 힘을 싣는 움직임도 파악된다. 하나자산운용은 지난해까지 하나자산신탁의 자회사 상태로 있었으나, 올해 5월 하나금융이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두 회사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고객 부동산 소유권을 관리해 이익과 수수료를 받는 자산운용업 부문에서 수익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에는 하나UBS자산운용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분 추가 매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산운용업 재정비 움직임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위스 금융사인 UBS그룹이 보유한 지분 51% 중 2%를 하나금융이 인수해 하나UBS운용 경영권을 확보해 자산운용 역량을 강화할 전망이다.  

반면 계열사 가운데 수익성이 미미한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KEB하나은행 내부 부서로 흡수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동안은 하나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로 독립 법인 형태였으나 곧 은행 내 통합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지주가 계열사들의 자리를 재배치하면서 영업점이나 인력 규모 재배치도 같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말 인사를 앞두고 덩치가 가장 큰 KEB하나은행의 조직 통폐합 및 영업점 축소를 계획 중인 만큼 계열사 조정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은 증권사와 보험사 등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있고, 신한금융도 비은행부문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며 "그동안 하나금융이 은행 통합에 매달리느라 비은행 사업 키우기에 뒤쳐진만큼, 계열사 정비에 빠른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 ▲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조직도 현황. 지난 2015년 9월 30일→2016년 9월 30일 기준. ⓒ뉴데일리경제
    ▲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조직도 현황. 지난 2015년 9월 30일→2016년 9월 30일 기준. ⓒ뉴데일리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