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8950원까지 올랐다가 3만3900원까지 떨어지기도5년간 평균영업익 24.7%, 美 주택시장·인프라 투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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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밥캣

    두산밥캣이 자존심을 회복하며 국내 주식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지난 10월 21일 상장 예정이던 두산밥캣이 수요예측 실패로 상장을 연기한 이후 공모가와 물량 조정을 통해 이날 드디어 코스피 시장에 상장됐다. 두산밥캣은 삼성바이어로지스 등과 함께 올해 최대 IPO로 꼽힐 만큼 시장의 기대와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에 본사를 둔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최대주주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애물단지'에서 이제는 '효자'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두산밥캣은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대한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미국 주택시장 상승세에 이어 SOC 투자까지 확대될 경우 이른바 '잭팟'의 기회까지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취약한 재무구조에 발목이 잡혀있던 두산그룹 차원에서도 두산밥캣의 상장과 실적 추이는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 처음 상장된 두산밥캣이 자존심 회복에 성공했다.

     

    두산밥캣은 장 시작과 함께 공모가 3만원을 크게 상회하며 강세를 보였다. 이후 약세로 돌아섰다가 다시 반등을 시작했다. 결국 시가 3만6000원 대비 0.83% 하락한 3만5700원으로 장을 마쳤지만, 공모가에 비해 19% 높게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두산밥캣의 성장성이 기대된다며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캣이 내년에도 미국 주택시장 호조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미국 건설경기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택경기 호전과 트럼프의 인프라 투자 가능성 등으로 꾸준한 이익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즉, 트럼프 수혜를 볼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 주택시장이 살아나고 트럼프의 대선 공약처럼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진행될 경우, 건설장비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두산밥캣은 전 세계 20개국, 31개 법인을 운영 중인 소형건설장비 부문 글로벌 상위 브랜드다. 북미지역에서 1위, 유럽에서는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스키드 스티어 로더(Skid Steer Loader)'는 북미 시장점유율 41%를 차지하고 있다. 컴팩트 트랙 로더(Compact Track Loader)와 미니 굴삭기(Mini Excavator)도 각각 31%, 24%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높은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가파른 실적 상승이 기대되는 것이다.

     

    실제로 두산밥캣은 최근 5년간 연평균 영업이익 24.7%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4조408억원, 영업이익 3856억원을 기록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2007년 인수한 이후 최대 실적이다. 인수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오면서 부진했지만, 2011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영업이익은 2348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높은 이익 실현이 기대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종선 두산밥캣 전무는 "미국 신규주택 착공건수가 2009년 이후로 반등하는 등 회복기를 보이고 있다"며 "두산밥캣의 고부가가치 제품군에 속하는 컴팩트 트랙 로더, 미니 굴삭기 등의 판매 확대 전략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으로 차입금도 조기에 상환하며 재무구조를 개선 중이다. 두산밥캣은 지난 2014년에 17억 달러를 차입했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1억 달러에 이어 올해 5월과 9월에 각각 1억2000만 달러, 1억 달러를 조기 상환했다. 이자비용 감소로 인해 당기순이익은 확대될 전망이다. 부채비율도 90%까지 낮췄다.

     

    두산밥캣의 상장은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두산그룹에도 의미가 크다. 현재 두산그룹의 지주사인 (주)두산은 11조원대 규모의 순차입금을 갖고 있다. 부채비율도 260%에 달한다. 이번 두산밥캣 상장을 통해 두산의 차입금 부담도 상당부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밥캣의 지분 59.3%를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와 10.6%를 보유한 두산엔진 역시 향후 지분법 이익 효과를 볼 수 있다. 두산밥캣 상장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4세 경영이 시작된 이후 가장 큰 변화로, 두산그룹에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