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선심공세에 수원 발끈


  • 당초 수원시 광교로 예정됐던 경기도 청사 이전 문제에 용인이 다시 한 번 적극적인 유치 공세를 펼쳐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용인시에 따르면 옛 경찰대 부지로 경기도청사 이전을 주장하는 시민 모임인 '경기도 신청사 유치 용인시민 추진위원회'가 18일 출범해 활동을 시작했다.

    정찬민 용인시장은 지난달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초 수원시 광교로 예정됐던 경기도청 신청사 이전을 용인시 기흥구 소재의 옛 경찰대 부지로 제안한 바 있다.

    안영희 신청사 유치 추진위원장은 "옛 경찰대 부지는 광교 부지보다 4배나 큰 면적을 가지고 있다"면서 "경찰대 부지로 신청사를 이전한다면 부지, 건축 비용 등에서 5600억원을 절감할 수 있고 원래 경찰대 건물을 리모델링해 사용하는 만큼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용인시의 파격적인 제안에도 남경필 도지사를 비롯한 경기도 측은 뚜렷한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부 지역정치권에서는 용인시가 이미 정해진 사안에 끼어들어 '뒷북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지난해 9월 경기도, 용인시, 수원시, 경기도시공사는 '경기도 신청사 및 광교 개발 관련 협약'을 맺었다. 협약에는 광교신도시 개발이익금 1847억원 중 경기도 300억원, 수원시 775억원, 용인시 137억원을 나눠 갖는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협약 당사자로 참여해 배당금까지 받기로 한 용인시가 갑작스레 신청사 유치 의사를 밝히자 경기도와 수원시 측은 황당한 기색이다. 지난달 11일 염태영 수원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용인시장 주장이 그저 웃긴다'며 용인시의 제안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 ▲ 염태영 수원시장의 페이스북 게시물 ⓒ 염태영 수원시장 페이스북 캡쳐
    ▲ 염태영 수원시장의 페이스북 게시물 ⓒ 염태영 수원시장 페이스북 캡쳐



    경기도 관계자는 "용인시 측의 주장에 이전 계획이 재검토될 가능성은 없다"면서 "광교 부지로의 이전을 위해 설계비 등의 예산이 이미 투입됐기 때문에 원안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완석 경기도의회 의원(수원9)은 "도청사 이전 추진과정을 모두 알고 있던 용인시가 갑자기 도청 이전에 끼어든 것은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용인시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받은 경찰대 부지를 원래 목적인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찬민 시장의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는 식의 책임 없는 주장은 여론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정치적 움직임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지역 간 위화감을 조성하는 대책 없는 주장은 당장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8일 출범한 용인 시민 추진위원회는 신청사 유치를 위해 시민 서명운동, 도지사·도내 자치단체장 면담, 건의문 전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아직까지 경기도는 신청사 유치 제안에 대한 답변이 없지만 주민들과 함께 유치 관련 건의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