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잔금대출 규제 피해 연말 물량 쏟아내금융부담 줄이고 청약자 이벤트에 옵션도 '풍성'
  • ▲ 지난 25일 개관한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견본주택 내. ⓒ현대산업개발
    ▲ 지난 25일 개관한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견본주택 내. ⓒ현대산업개발

    12월에만 5만5000여가구의 신규분양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건설업체들의 치열한 마케팅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중도금 무이자혜택, 발코니 무상확장 및 옵션상품을 무료로 내놓는 등 장기 미분양아파트에서나 볼 수 있는 혜택들이 신규 물량이 적용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아파트 집단대출을 옥죄기로 했다. 지난 24일 금융위원회는 새 아파트 잔금대출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8·25 가계부채 관리방안 후속조치'를 발표했다. 13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꺾으려는 것이다.

    이번 잔금대출 규제는 중도금대출에서 잔금대출로 전환할 때 소득증빙을 위한 자료를 제출해야 하고, 원금과 대출이자를 갚게 하겠다는 것이다. 신규분양되는 아파트 집단대출에 원리금 분할상환 원칙이 적용되는 셈이다.

    적용되는 대상은 내년 1월1일 이후 분양공고를 하는 아파트다. 은행·보험뿐만 아니라 상호금융 등 전 금융권에서 전면 적용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부동산연구실장은 "그동안 집단대출을 받으면 길게는 5년까지 원금 상환 없이 이자만 내면 됐기 때문에 신규분양 청약을 받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사실상 자금 여력이 풍부하거나 소득수준 등이 좋아서 대출을 받는데 무리가 없는 사람들만 청약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규제를 피할 수 있는 2017년 1월1일 이전에 분양공고가 난 분양단지를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잔금 대출 규제로 인해 건설사들이 연말 막판까지 신규 아파트를 쏟아내고 있다"며 "여느 때와 달리 연말 분양시장이 치열해진 만큼 막판 실수요자들을 잡기 위해 건설사들이 파격적인 분양조건을 걸고 분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은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는 단지에 관심이 쏠린다. 중도금 무이자 혜택은 대체로 전체 분양대금의 60%에 해당하는 중도금 이자를 건설사가 소비자 대신 부담하는 방식이다. 계약자는 분양대금의 10~20% 정도를 계약금으로 낸 뒤 잔금 납부시점까지 추가로 드는 비용이 없어 사실상 분양가 인하 효과가 있는 것이다.

    △서울 성북구 '래미안 아트리치(삼성물산)' △경남 밀양시 내이동 'e편한세상 밀양강(대림산업)' △경기 수원시 영통구 망포4구역 '영통 아이파크 캐슬(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 △경기 평택시 소사벌지구 '평택 소사벌 푸르지오(대우건설)' 등이 이에 해당한다.

    물량 공세도 이어진다. 포스코건설이 내달 분양예정인 '동천 더샵 이스트포레'는 벤츠 C클래스와 골드바가 걸린 경품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1등(1명)에게는 벤츠 C200 1대가 제공되며 2등(1명)은 골드바 200g, 3등(3명)은 명품백, 4등(5명)은 백화점상품권 100만원권이 주어지며 5등(300명)에게도 5만원 상당의 도자기 세트가 주어진다.

    금호건설이 오는 12월 선보일 '동탄2신도시 금호어울림 레이크 2차'도 청약자를 대상으로 경품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1등(1명)에게는 명품백, 2등(1명)에게 김치냉장고, 3등(5명)에 백화점상품권 10만원권을 각각 증정할 계획이다.

    무상옵션도 제공된다. 'e편한세상 밀양강'은 발코니가 무상으로 확장(분양가 포함)되며 '래미안 아트리치'는 빌트인 김치냉장고·스마트 오븐·일체형 비데·전동 빨래건조대 등이, '동천 더샵 이스트포레'는 3구 가스레인지·전자 오븐렌지·음식물 탈수기·세제 디스펜서·욕실장 망선반 등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포스코건설 분양관계자는 "내년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수요자 잡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에 처음부터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옵션상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공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분양에 나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