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없던 복합쇼핑몰 신규 매출 창출… 백화점·마트 성장세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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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현대, 신세계가 최근 복합쇼핑몰을 잇달아 오픈하며 새로운 영토확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복합쇼핑몰이란 백화점, 대형마트, 영화관, 식당 등을 한곳에 모아 쇼핑 이외에도 문화, 레저 등을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는 신개념 쇼핑 플랫폼을 말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업계 빅3(롯데·현대·신세계)는 최근 복합쇼핑몰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시장이 정체된대 반해 복합쇼핑몰은 아직 성장 가능성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백화점 매출은 지난 2012년 29조1000억원, 2013년 29조8000억원, 2014년 29조3000억원, 2015년 29조2000억원으로 제자리걸음 중이다.
반면 복합쇼핑몰은 꾸준히 고객이 증가하면서 최근 새로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롯데는 '롯데몰 은평'을 시작으로 복합쇼핑몰을 지속적으로 오픈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은평구 진관동 일대 부지면적 3만3000여㎡(9980여평) 연면적 약 16만㎡(4만8400여평) 규모로 들어서는 '롯데몰 은평'은 지하 2층부터 지상 9층으로 구성된 복합쇼핑몰이다.
이곳은 쇼핑몰, 마트, 시네마, 키즈파크, 문화센터 등이 들어서 가족단위 고객들에게 체험 위주의 즐길 수 있는 체험형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실제로 3~4층에 들어서는 '롯데월드 키즈파크'와 9층에 입점하는 스포테인먼트 공간 'I♥Sports' 등 전체 영업면적 중 약 25%를 체험할 수 있는 즐길 거리로 꾸몄다.
은평구 거주인구가 50만여명이 넘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 '롯데몰 은평'은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주된 평가다.
롯데는 이에 그치지 않고 인천터미널 일대, 송도, 상암 등에도 복합쇼핑몰 건립 계획을 수립하는 등 신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는 프리미엄 아울렛과 시티 아울렛 두 가지 전략으로 시장을 개척 중이다.
프리미엄 아울렛은 도심 외곽에 위치해 해외 수입 MD 등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주말 쇼핑 고객이 주요 대상이다. 반면, 시티 아울렛의 경우 해외 수입 MD는 없지만, 도심과 붙어있어 주중과 주말 쇼핑객들을 대상으로 한다.
다소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공간'이라는 점은 공통분모다.
현대는 내년 1분기 송파구 가든파이브에 현대시티아울렛을 오픈할 예정이며, 2019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남양주점(가칭), 2019년 현대시티아울렛 동탄점(가칭), 2020년 현대백화점 여의도 파크원점(가칭)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가 이처럼 아울렛에 크게 투자하는 이유는 복합쇼핑몰 개념의 아울렛이 고객들에게 높은 호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문을 연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송도점의 경우 지하 3층부터 지상 3층까지 영업면적만 4만9500㎡로 수도권 서부지역 최대 규모로 건립된 체험형 매장이다.
송도점 지하 1층에는 SPA 등 영패션 매장과 체험형 매장, 식품관이 들어서 있고, 3층에는 어린이 놀이터와 회전목마, 키즈카페 등이 들어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테마에 신경 쓴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난 3월 문을 연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역시 체험형 공간으로 꾸려졌다. 백화점이 아닌 아울렛으로는 이례적으로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을 체험형 라이프스타일 전문관으로 만들어졌다.
이러한 변화는 고객들에게 높은 호응을 이끌었다. 동대문점의 방문객은 일 3~5만명 수준으로 매출은 당초 2016년 목표인 1620억원을 훨씬 웃돌아 2017년 목표인 2000억원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세계도 스타필드 고양 등 다양한 복합쇼피몰을 건립해 복합쇼핑몰 늘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스타필드 고양은 경기도 고양시에 연면적 11만300평 규모로 개장할 예정이다. 지난해 2월 착공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 중 개장 예정이다.
복합몰 내에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영화관, 명품관 등이 들어서며 스타필드 하남과 마찬가지로 체험형 매장도 다수 오픈할 예정이다.
스타필드 고양은 '롯데몰 은평'과 직선거리로 불과 2.2km 떨어져 있어 향후 롯데와 신세계의 서북권 패권 다툼도 점쳐진다.
신세계는 지난 10월 임차운영사업 계약을 체결한 코엑스몰도 스타필드 코엑스몰로 브랜드를 교체하고 영업을 시작했다.
신세계가 스타필드에 집중하는 이유는 지난 9월 오픈한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의 반응이 뜨겁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타필드 하남은 그랜드 오픈 이후 지난 11월 27일까지 622만명, 일평균 8만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나 당초 첫해 목표 매출 8000억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방문 연령대도 기존 백화점과 이마트와 달리 30대가 주를 이뤄 신규 매출 창출이 가능하다.
신세계가 분석한 결과, 스타필드 하남은 20대 이하 고객이 12.1%, 30대 41.3%, 40대 26.7%, 50대 이상 19.9%의 구성비를 기록했다. 30대 고객의 비율은 기존 백화점과 이마트에 비해 각각 8.1%, 13.8% 높았다.
기존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끌어들이지 못했던 고객이 복합쇼핑몰에는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오프라인 마켓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라며 "체험형 공간을 통한 새로운 매출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이 증명된 만큼, 알짜배기 땅에서 유통 빅3가 복합쇼핑몰로 경쟁을 이어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