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위 “검찰 조사 이후라 새로운 팩트 나오기 쉽지 않아” 특검 앞두고 있어 국회 체면 세우는 퍼포먼스로 끝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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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 사진.ⓒ뉴데일리

     

    역대 최대 규모의 재계 총수들이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지만, 정작 내용 측면에서는 알맹이 없는 '맹탕' 청문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 수사가 일단락됐고, 청문회 직후 곧바로 특검도 예정돼 있기 때문에 '보여주기'식 퍼포먼스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5일 국회와 재계 등에 따르면 오는 6일 오전 10시부터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가 시작될 예정이다.

     

    청문회에는 9명의 재계 총수들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국조 특위는 대기업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국조 특위는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총 18명으로 구성돼 있다.

     

    새누리당은 이완영(간사), 이만희, 이혜훈, 장제원, 정유섭, 추경호, 하태경, 황영철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에는 박범계(간사), 김한경, 도종환, 박영선, 손혜원, 안민석 의원이 포함됐다. 국민의당에서는 김경진(간사), 이용주 의원과 정의당 윤소하 의원도 속해 있다.

     

    하지만 이미 검찰 수사가 끝나, 관련 의혹들이 상당부분 공개됐고 알려졌다. 때문에 국조 특위 의원들은 새로운 팩트 찾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새로운 사실이 나온다면 검찰 수사가 부실했다는 반증이 된다.

     

    이완영 의원 측은 “다른 의원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기본적으로 대기업들이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금을 낸 경위와 대가성 여부에 초점이 맞춰 질의가 이어질 것”이라며 “비슷한 대답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영선 의원 측은 “이미 검찰 조사 과정에서 많은 의혹들이 제기됐고, 언론에 보도됐기 때문에 새로운 내용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맹탕 청문회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우려와 달리 나름 의미있는 청문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황영철 의원 측은 “9명이라는 재계 총수들이 국회에 한꺼번에 나와서 각종 의혹들에 대해 직접 얘기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청문회는 전체적으로 출연금을 낸 경위와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대다수 특위 의원들은 삼성에 질의를 집중할 예정이다. 이완영 의원 측은 “삼성이 갖고 있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기 때문에 대부분의 의원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많은 질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소하 의원 측도 “핵심은 대가성 여부를 따지는 것이 될 것”이라며 “아무래도 삼성 관련 질의가 많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삼성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낸 것 이외에 최순실씨 딸 정유라의 말 구입비 명목으로 35억원을 별도로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대가로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 이외에도 각 대기업들은 주요 의혹이 있다.

     

    롯데의 경우 신동빈 회장과 박 대통령이 독대한 이후 면세점 추가 발표가 있었고, 추가로 지급한 70억원을 돌려 받은 과정에 대해서도 추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에 대해서도 면세점 선정 관련해서 대가를 바라고 출연금을 냈는지 여부를 따질 것으로 예상된다.

     

    CJ는 이재현 회장의 사면 요청과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 압박 등을 중점적으로 질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K-컬처밸리 사업 관련 차은택씨를 통한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여러 의혹들이 많아 특위 의원들은 나름 고심하고 있다. 이용주 의원 측은 “시간은 한정돼 있고, 질의할 증인들은 많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안별로 패키지를 묶어서 질의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박범계, 김경진 의원 등도 계속해서 자료를 취합하며 질의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한 달 뒤면 80세가 되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고령의 총수들이 일부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79세)이 가장 고령이고, 손경식 CJ그룹 회장(78세)이 바로 한살 터울이다. 이어 구본무 LG그룹 회장(72세), 허창수 전경련 회장(69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8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65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2세), 최태원 SK그룹 회장(57세) 순이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세)은 가장 젊다.

     

    청문회는 오전 10시부터 시작해서 위원장을 제외한 17명의 의원들이 한 사람당 5~7분 가량 질의를 하게 된다. 지난 기관보고 때에는 4차 질의까지 이어져 오후 10시30분쯤 마무리 된 바 있다.

     

    때문에 6일 진행될 청문회도 최소 12시간 이상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칫 자정을 넘길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