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외 안정적 매출 나오는 품목은 식품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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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씀씀이를 줄이면서 유통가에는 '소비 절벽' 우려까지 나오고 있지만 매출에 훈풍이 부는 상품군도 있다.

     

    지난달 주요 백화점들의 실적이 부진했지만 수백만 원에 달하는 고가 패딩을 비롯한 일부 프리미엄급 제품 매출은 큰 폭으로 뛰어 '소비 양극화' 조짐도 나타난다.

     

    롯데백화점에서 지난달 해외 프리미엄 패딩 매출은 작년보다 44.8% 급증했다. 그 외 해외 의류(12.1%), 여성컨템포러리 의류(7.3%), 골프의류(8.5%) 등 고가 제품군이 다른 패션 상품군보다 성적이 좋았다.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외투가 많이 팔렸지만 그중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의 매출 신장률이 눈에 띄게 높았다.

     

    지난달 현대백화점 전체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했다.그러나 프리미엄 패딩과 모피 매출은 각각 35.3%, 13.9% 늘었다. 명품브랜드가 포함된 해외패션 부문은 매출이 11.3%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프리미엄 패딩 매출이 47.8% 급증했고, 스포츠(27.8%)와 명품잡화(11.7%) 등의 매출도 늘었다.

     

    백화점업계는 사회 전반적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당장 필요한 제품이 아니면 구입을 미루는 경향이 있지만 고급 패딩의 매출은 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외 명품 등 고가 상품군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좋은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에서 11월 가전제품(-5.1%), 가구(-3.1%), 식기(-3.3%) 등 가정용품 매출은 감소했다.

     

    다른 백화점에서도 지난달 대형가전은 매출이 11.3% 감소했다. 김장을 앞두고 김치냉장고 수요가 가장 많은 시기임에도 고가의 가전제품 등 내구재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의류 외에 안정적으로 매출이 나오는 품목은 식품 정도이다.

     

    최근 집에서 혼자 술이나 밥을 먹는 '혼술족', '혼밥족'이 늘면서 롯데백화점에서 11월 소주·맥주 매출은 17.4% 신장했다.

     

    즉석 조리식품을 찾는 이들이 몰리면서 지난달 25일부터 본점 식품관에서 진행 중인 '글로벌 가정 간편식 제안전'은 하루평균 매출 1천만 원을 올리고 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의식주 관련 필수품은 경기 영향을 크게 타지 않지만 고가 내구재는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경기가 악화되면 소득층과 상품군 등에 따라 소비 양극화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단기에 해결되기 어려워 보이고 최근 상황이 고용이나 임금, 물가 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소비 위축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