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열 부사장, 2년만에 상무→전무→부사장으로그룹 위기에 대규모 쇄신… 사장단 36% 옷 벗어힘실리는 3세 체제, 대표·임원급 젊은 인사로 채워져
  • ▲ 신유열 롯데지주 기획성장실장 부사장.ⓒ뉴데일리DB
    ▲ 신유열 롯데지주 기획성장실장 부사장.ⓒ뉴데일리DB
    롯데그룹이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 경영 전면에 나선다. 주목할 점은 최근 롯데그룹 안팎의 경영난 등이 거론되면서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롯데그룹 정기인사는 쇄신의 의지를 담아 전례가 없을 정도로 대규모 교체·퇴진이 이뤄진 상황. 신유열 부사장의 승진과 동시에 3세 체제의 시험무대가 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롯데그룹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그룹 3세인 신유열 전무에 대한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한 그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신사업 및 신기술 기회 발굴과 글로벌 협업 프로젝트 추진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왔다. 

    신유열 부사장은 올해 본격적으로 신사업과 글로벌사업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바이오CDMO 등 신사업의 성공적 안착과 핵심사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본격적으로 주도하면서 그룹이 지속가능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는 포부다.

    이번 인사는 신유열 부사장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한지 1년만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전례 없는 초고속 승진으로 꼽히고 있다. 그가 2020년 일본 롯데 영업본부장으로 첫 경영수업을 받은 것을 포함하면 약 4년만에 부장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셈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올해 롯데그룹 안팎의 위기감이다. 최근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리며 롯데그룹은 롯데월드타워를 롯데케미칼 회사채에 대한 담보로 제공했을 정도로 시장의 불신을 받는 중이다. 

    이번 정기 임원인사 규모가 어느 때보다 커진 것도 이런 시장 분위기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롯데그룹의 사장급 인사 36%(21명)가 이번 인사로 옷을 벗었고, 재직 임원 중 22%이 퇴진하기도 했다. 승진인사를 감안해도 임원 규모는 전년 보다 13% 감소했다. 

    세대교체도 본격화 됐다. 60대 롯데 계열사 대표이사 8명(35%)을 비롯해 60대 이상 임원의 50% 이상이 퇴임한 반면 70년대생 대표이사 12명이 발탁 되면서 연공서열을 파괴한 성과 중심 리더십을 구축했다.

    롯데그룹 측은 경영체질 혁신과 구조조정, 고강도 인적쇄신을 통한 본원적 경쟁력 확보 및 성과 창출을 이번 인사의 핵심으로 꼽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3~4세의 승진이 통상 호실적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볼 때, 롯데그룹은 흔치 않은 사례”라며 “그룹 전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경영 전면에서 활동하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최근 신유열 부사장의 경영행보를 고려했을 때, 이번 승진이 예고됐다는 시각도 있다. 그는 지난해부터 신 회장의 해외출장에 동행하는 가하면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기 시작하며 본격적인 경영에 나섰기 때문. 타임빌라스 수원 오픈 행사에 현장점검을 한 것도 신유열 부사장이었다. 그는 올해 롯데지주에 신설한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을 맡아 그룹 현안을 두루 챙겨왔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위기를 타계하기 위한 대규모 쇄신 인사와 동시에 3세 체제로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신유열 부사장에게는 기회이면서 동시에 시험무대가 됐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가야할 길은 멀다. 롯데케미칼의 재무리스크로 인해 롯데지주는 그룹의 상징인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했을 정도. 주력 계열사의 실적 악화에 따른 부담이 그룹 전반의 활기를 해치는 모양새다. 

    이에 따른 추가 인사의 가능성도 열려있다. 롯데그룹는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사업의 속도감과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연말 정기적으로 단행해온 정기 임원인사 체제에서 수시 임원인사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