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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사비, 녹차, 말차 등을 넣은 '녹색 과자'가 뜨고 있다.
12일 식음료 업계에 따르면 그간 녹색은 식욕을 돋우는 붉은색이나 노란색에 비해 과자류에 흔하게 사용되는 색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맛을 접목한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녹색 과자가 하나의 트렌드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빙그레가 지난 9월 출시한 '꽃게랑 고추냉이'는 꽃게랑의 친숙한 맛과 톡 쏘는 고추냉이 특유의 맛을 접목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빙그레에 따르면 '꽃게랑 고추냉이'는 출시 첫 달 1만1000박스가 팔렸고 11월 매출 2억원을 돌파하며 전달 대비 약 300% 신장했다. 출시 30년이 된 꽃게랑 오리지널의 월 평균 매출이 약 3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빙그레 측은 보고 있다.
빙그레는 꽃게랑 신제품 개발을 위해 소비자 조사를 진행한 결과. 성인들의 취식 빈도가 높고 맥주 안주로 자주 활용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이에 성인을 대상으로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맛을 개발하게 된 것.
빙그레 상품개발실 관계자는 "최근 혼술족이 늘면서 간단한 안주로 스낵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면서 "이미 포화상태인 스낵시장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신선한 맛을 선보인 것이 꽃게랑 고추냉이 인기의 비결 같다"고 설명했다.
향후 편의점 등 법인거래처 입점이 남아 있는 만큼 꽃게랑 고추냉이 판매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빙그레 측은 기대했다.
해태제과도 빙그레 '꽃게랑 고추냉이'가 인기를 끌자 최근 담백한 감자에 알싸한 고추냉이를 접목한 감자스낵 '자가비 고추냉이맛'을 출시하고 녹색 과자 대열에 합류했다. -
롯데제과는 제주산 녹차를 사용한 '팜온더로드 그린초코코', '갸또 그린티', '누드 녹차 빼빼로', '몽쉘 그린티라떼', '드림카카오 그린티' 등 다양한 녹차 과자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롯데샌드 그린티'를 새롭게 출시하는 등 녹색 과자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롯데제과가 새롭게 선보인 녹차과자 5종의 10월 한 달 매출이 30억원을 돌파하는 등 시장 반응이 뜨겁다. 녹차 과자 매출 총액은 7월 11억원, 8월13억원, 9월 20억원, 10월 30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누드 녹차 빼빼로'의 경우 출시 첫 달인 7월부터 매출 6억원, 10월에는 16억원에 달할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몽쉘 그린티라떼'도 초기 2억원 수준에서 10월에는 8억원으로, '드림카카오 그린티'도 출시 2개월만에 3억원 이상 매출을 올렸다.
새로운 제품 출시로 매출 규모가 커지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의 제품이 매달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롯데제과 측 설명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녹차 제품들의 매출이 매달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어 앞으로도 제주녹차로 원산지를 차별화하고 다양한 제품에 녹차맛을 추가하는 등 적극적으로 녹차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오리온은 프리미엄 녹차인 '말차'를 넣은 제품을 연달아 선보이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마켓오 리얼브라우니에 말차를 넣은 '마켓오 리얼브라우니 말차'를, 11월에는 '초코파이情(정) 말차라떼'를 출시했다.
오리온은 약 10여년 전부터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히 그린티 계열 초코파이 출시 요청을 받아왔지만 대중적 수요가 확산될때까지 시장 반응을 지켜봤다. 지난 8월 중국시장에 먼저 '초코파이 말차'를 내놓으며 출시 두 달 만에 6000만개를 판매하는 등 시장 반응이 확인되자 국내에서도 선보이게 된 것.
말차는 차광 재배한 찻잎을 증기로 찌고 그늘에서 말린 다음 곱게 가루를 내 물에 타 마시는 차다. 말린 찻잎인 녹차보다 제조방식이 까다롭지만 맛이 더 진하고 영양소가 풍부해 차 문화가 발달한 일본, 중국 등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녹차맛, 말차맛, 와사비맛 등 연이어 출시되는 녹색 과자 제품의 시장 반응이 좋아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에서도 매대 진열을 늘리고 있다"면서 "제과업계가 더욱 다양한 녹색 과자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어 녹색 트렌드는 내년에도 쭉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