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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연임 관련 질문에 또 다시 입을 닫았다. 지난 9일 이사회에서 연임 의사를 밝혔지만, 이후에도 불거지는 의혹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대처하는 모양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권오준 회장은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청암 박태준 명예회장의 5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행사 내내 굳은 표정으로 일관하던 권 회장은 추도식이 끝난 후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극도로 말을 아꼈다.
권 회장은 "명예회장님의 뜻을 받들어 포스코를 더욱 더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짧은 소감만을 전했다. 이어진 연임 관련 질문에는 "오늘 그런 얘기는 좀..."하면서 말끝을 흐렸다.
권 회장은 지난 9일 연임을 공식화한 이후 언론과의 접촉을 상당히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당시 권 회장은 "갖은 의혹에 진실로 의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만 밝혔을 뿐 현재까지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서는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치권에서 다시 권 회장의 선임 의혹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직접 언론 앞에 입장을 내놓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오는 19일 열리는 5차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되면서 더욱 신중한 모습이다.
이번 청문회는 권오준 회장 뿐만이 아니라 포스코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청문회 결과가 권 회장의 연임 여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로 최순실 사태와 관련된 갖은 의혹을 털어내면 권 회장의 연임은 사실상 확정적이라는게 중론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포스코는 수장을 교체해야 하는 중대기로에 서게 된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구조조정은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실적 개선으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포스코에 치명타가 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이날 추도식에는 미망인 장옥자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과 권오준 포스코 회장, 황은연 사장, 김진일 사장을 포함한 포스코 전현직 임직원 15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현충원 행사는 추도사와 묵념, 유가족과 포스코 전현직 회장단의 헌화 등 간단한 순서로 진행됐다. 행사 참석자들은 포스코센터 1층 로비에 마련된 박태준 명예회장의 부조(浮彫) 앞으로 자리를 옮겨 추도식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