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이어 보험업권도 희망퇴직 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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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한해 금융권에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치면서 2년 새 1만여명의 직원들이 짐을 싼 것으로 나타났다. 어려운 경영환경을 이유로 금융사들이 잇달아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인력 감축 규모는 작년보다 늘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주요 은행, 보험사, 증권사, 2금융권에서 올 한 해 동안 실시한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나는 직원수는 약 5532여명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희망퇴직으로 5146여명이 나간데 이어 368명이 더 나가면서 2년 새 1만여명이 금융회사를 떠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연말까지 진행되는 구조조정을 합하고 수치가 미공개된 곳을 포함하면 희망퇴직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사들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이유는 △조직 효율화 △저금리 기조에 따른 수익성 악화 △인수합병 전후 조직 통폐합 △임금피크제 도입 등 제도 변화 등이다.

    은행권이 지난해에 이어 가장 많은 규모의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보험사는 올 들어 구조조정 여파가 확산됐다.

    은행권에서는 조직효율화 차원에서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은 올해 가장 많은 인원을 내보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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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은행은 2년 연속 구조조정을 통해 총 4292명의 감축이 예고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10년차 이상 직원 수가 많은 '항아리 구조'가 문제점으로 꼽혔다.

    따라서 만 55세 이상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과 10년 이상 근무한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 받는데 전체 은행원의 3분의 2에 달하는 규모가 10년차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희망퇴직 대상자들 가운데 3000여명의 직원을 내보낼 예정이다. 이로 인해 지난 9월 기준 2만540명이었던 국민은행 직원이 1만7000여명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NH농협은행도 올해 말까지 임금피크제 대상자와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 받았고 400명이 넘는 인원을 줄였다.

    올해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은 지난 4월에 희망퇴직을 실시해 254명이 떠나보냈다. SC제일은행의 경우 SC그룹이 실행하는 감원 계획에 맞춰 희망퇴직을 실시한 결과 약 60여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 업권에서는 올해 몸집을 줄이는 과정에서 700명이 넘는 직원을 내보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수익성 감소로 인권비 등 사업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오는 2021년에는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이 예고돼 있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작년에 희망퇴직을 한데 이어 올해 7월에 조직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200여명의 직원을 내보냈다. 지역본부를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중간 관리자급 인원을 희망퇴직을 통해 인원을 감축한 것이다. 메리츠화재는 2년 새 606명을 내보낸 셈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2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전체 직원수 1300여명을 상대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16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외에도 66명이 증권사로 이동, 230명의 직원들이 빠져나가면서 총 직원수는 1052명으로 줄었다.

    중국 안방보험의 인수에 인수된 알리안츠생명은 올해 매각을 앞두고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올 상반기 200여명의 직원들이 나가면서 10월 말에 922명이 남았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하이카다이렉트를 합병한 이후 첫 구조조정을 단행해 100여명이 나갔다. MG손보도 지난해에 이어 희망퇴직을 통해 40여명의 직원을 내보냈으며, 농협생명과 농협손보는 이달 말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가운데 현재까지 13명이 나갔다. 법인전환을 앞둔 AIA생명도 희망퇴직 단행해 대상자를 선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는 인수합병에 따른 통합 법인 출범 전후로 슬림화 작업에 나섰다. 현대증권은 내년 통합 KB증권 출범을 앞두고 희망퇴직을 실시해 170명을 내보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2년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했는데 우리투자증권과의 합병 이후 불어난 덩치를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

    대신증권은 임금피크제 도입을 앞두고 올해 6월 100여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카드나 캐피탈사 등은 비교적 희망퇴직 규모가 적었다. 아주캐피탈의 경우 아주그룹에서 매각을 추진했지만 무산되면서 슬림화 작업을 위해 149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금융권은 어려운 업황으로 인해 희망퇴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한생명은 이달 초부터 48세 이상 또는 20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지난주에 마감했으며, 내년 초에 확정할 예정이다. 신한생명은 2014년에 희망퇴직을 실시해 48명이 떠났는데 올해는 2년 전보다 퇴직 희망자들의 조건이 더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도 내년 초에 희망퇴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성과에 따른 차등형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어 희망퇴직 대상자 중 얼마나 살아남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 고연령, 고임금 체계를 벗어나기 위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신입직원은 지속적으로 채용하는 방식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