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기업銀 상품목록 관리 소홀금융소비자원 “정확한 관리 기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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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홈페이지 내 금융상품 안내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가 끝난 상품을 판매 중으로 두거나, 팔고 있는 상품을 판매중단으로 방치해두고 있는 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 국민, 기업은행은 인터넷 홈페이지 관리를 부실하게 운영하면서 금융상품 거래에 대한 고객들의 혼란을 유발하고 있다.
고객들은 은행 점포를 방문하지 않고 해당 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금융상품에 가입하기도 한다. 따라서 은행이 해당 상품 판매 유무를 정확하게 공시해야 하지만 관리소홀로 인해 이를 지키지 않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복잡하고 다양화된 금융상품들을 고객들이 파악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소비자들의 객관적인 정보 파악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각 은행의 보호금융상품등록부를 살펴보면 먼저 기업은행 IBK뱅크월렛통장 상품은 지난 8월 26일 판매가 중단됐지만 홈페이지 검색 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우리, 국민은행은 현재 창구에서 팔고 있는 상품을 판매 중단으로 공시해두고 있다.
우리은행 우리삼성CMA보탬통장 상품은 지난 4월 18일 출시돼 6월 2일 판매가 중단됐다고 잘못 공시돼 있는 상태다.
국민은행 KB굿플랜적금 상품도 지난해 6월 1일 판매가 끝났다가 그해 12월 다시 재개됐지만 판매중단으로 공시돼 있었다.
이후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은 본지 기자의 문의에 바로 수정 조치에 들어갔다.
모든 은행들은 은행법 제52조에 따라 약관을 제정하거나 변경하는 경우 인터넷 홈페이지 및 영업장 보호금융상품등록부에 공시해야 한다.
보호금융상품등록부는 금융회사에서 취급하는 예·적금 등 모든 금융상품 가운데 예금보험공사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보호하는 상품의 목록을 안내한다.
이를 관리감독하는 금융당국은 상품 공시 절차는 따로 마련돼 있지 않으며 은행 자체 내에서 홈페이지 관리가 소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법에 따라 금융상품은 각 은행이 관리하며 당국 차원에서 별도의 조치를 취하진 않는다”며 “사안에 따라 다르겠지만 고객에게 큰 피해가 가지 않는 이상 수정하도록 조치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숫자를 다루는 은행 산업에서 공시는 철저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하며 오류 조차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게 시민단체의 지적이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소한 문제라도 안일하게 생각하는 은행을 어떻게 믿고 거래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실제 올해 ISA에 대한 수익률 오류 공시로 은행권이 물의를 일으켰던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금융소비자원도 은행들이 세부적으로 정교하게 홈페이지 금융상품 목록을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모바일 전자금융거래 사용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세심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아직까지 이와 관련된 민원은 없었지만 구체적인 소비자 피해를 접하지 않았다고 해서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것은 향후 더 큰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금융소비자들이 믿고 거래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 뿐만 아니라 은행에서 더 정확한 관리와 내부적인 기준이 필요하다”며 “더이상 착오현상이 증가하지 않도록 은행들이 문제인식을 제대로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